[메디컬투데이=조민규 의학전문기자] ‘가바펜틴(Gabapentin)’을 6회 이상 처방받으면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허리 통증 치료제인 가바펜틴을 6회 이상 처방받는 경우 치매와 경도인지장애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국소마취 및 통증 저널(Regional Anesthesia & Pain Medicine)’에 실렸다.

치매는 인지 기능 저하를 주 증상으로 하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알츠하이머병, 뇌혈관질환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이행하는 단계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인지 기능 저하가 보이지만 일상 생활의 독립성이 보존된 경우 경도인지장애로 분류한다.

가바펜틴은 허리 통증 치료제로 ‘뉴론틴(Neurontin)’이라는 브랜드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가바펜틴은 아편계 약물과 달리 중독성이 낮고 신경 보호 효과가 탁월해 만성 통증 등 통증 치료에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연구진은 2004년부터 2024년까지 만성 경통으로 가바펜틴을 처방받았거나 처방받지 않은 성인 환자를 각각 2만6414명씩 조사했다.

연구진은 익명화된 기록을 바탕으로 인구 통계, 동반 질환 그리고 다른 진통제의 사용 여부 등을 폭넓게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가바펜틴을 6회 이상 처방받은 환자의 경우 최초 통증 진단 후 10년 이내에 치매 진단 확률이 29%, 경도인지장대 진단 확률은 8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비교했을 때, 가바펜틴을 처방받은 18~64세 환자는 가바펜틴을 처방받지 않은 환자보다 두 질환 모두 발병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또한 처방 빈도에 따른 위험도 역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2회 이상 처방받은 환자는 3~11회 처방받은 환자에 비해 치매는 40%, 경도인지장애는 65% 더 높게 발병했다.

연구진은 가바펜틴이 점점 더 많이 처방되고 있는 현실에 우려를 표현하며 관련 위험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