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고령자의 보행을 돕고, 돌봄 인력의 신체 부담을 줄이는 ‘외골격 로봇’이 초고령 사회의 스마트 돌봄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유주현 연구위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에서 초고령 사회 진입에 따라 돌봄의 부담을 덜고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외골격 로봇’이 돌봄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비싼 가격은 의료기관에서 도입을 주저하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외골격 로봇은 사람 몸에 입듯 착용해, 걷기나 움직임을 도와주는 장치다. 근력이 부족한 고령자가 걷는 일을 돕기도 하고, 환자를 돌보는 요양보호사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도 활용된다.

외골격 로봇은 ‘재활 지원용’과 ‘돌봄 및 보행 보조용’으로 나눈다. 이중 재활 지원용 외골격 로봇은 전문 치료사 및 의료진의 지도하에 병원, 물리치료 클리닉 등에서 주로 활용한다.

국내 엔젤 로보틱스(Angel Robotics)의 ‘앤젤 렉스(Angel Legs M20)’는 하지 불완전마비 환자를 위한 보행 훈련용 외골격 로봇이다. 2022년 식약처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이 제품은 신촌 세브란스병원 등 80여 곳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Rewalk’은 걷기와 계단 오르기 등 척수손상 환자의 일상을 돌보는 외골격 로봇이다. 국내서도 2017 의지보조기 품목 판정 및 KC 인증을 획득했다.

‘돌봄 및 보행 보조용’ 외골격 로봇은 노약자의 보행(이동), 운동 등을 지원하여 더 원활한 일상생활을 돕는다.

국내 위로보틱스(WIRobotics)의 ‘WIM’은 경량(1.6kg) 보행 보조용 외골격 로봇이다. 이 로봇은 노령층과 이동 장애가 있는 사람 뿐만아니라, 신체적으로 힘든 작업을 할 때에도 근력 보조를 위해 활용할 수 있다.

한편, 한국은 2008년 장기요양보험 도입 후, 2019년부터 돌봄 로봇 관련 기술 개발 및 실증을 확대해 왔다. 2023년부터는 재활 로봇 중개연구와 더불어 돌봄 로봇 9종(이승 보조, 욕창 예방, 배설 보조, 식사 보조, 이동 지원, 소통, 운동 보조, 목욕 보조, 모니터링)의 기술개발 및 실증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서울시는 2024년 ‘돌봄서비스 공공성 강화 계획’을 통해 방문요양 인증기관 25개소와 중증 활동지원기관 4개소를 대상으로 배설케어 로봇, 돌봄 종사자용 허리 근력 보조 외골격 로봇, 스마트 인지 프로그램을 각 58대씩(기관당 각 2대) 시범 도입했다.

다만, 이 같은 공공 지원이 없다면 요양기관이 돌봄 로봇을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 현실이다. 비용 부담이 가장 큰 이유다.

국민건강보험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돌봄 로봇에 대한 도입 필요성 인식은 시설급여 장기요양기관 75.7%, 재가급여 장기요양기관 72.0%로 높았다. 하지만 실제 도입률은 각각 3.9%, 1.4%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가장 큰 도입 장애요인은 도입 비용 부담(시설 86.4%, 재가 67.6%)이었다. 사용의 어려움, 사람에 의한 서비스 선호도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돌봄 로봇 도입의 필요 이유로는 종사자 신체 부담 경감(시설급여 장기요양기관 86.6%, 재가급여 장기요양기관 81.1%), 돌봄 인력 부족 대응(시설급여 장기요양기관 66%, 재가급여 장기요양기관 48%) 등이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특히 돌봄 로봇의 필요 정도는 돌봄 종사자의 근력 보조, 이동 지원을 위한 운동보조(근력강화)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시설급여 4.13점, 재가급여 4.19점 / 5점 만점 기준).

이 보고서를 작성한 유주현 연구위원은 “외골격 기기의 높은 비용은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이므로 의료보험 선별급여 확대, 복지용구 지정, 소득공제 등 다양한 지원 수단 도입이 병행되어야 한다”며, “장기요양기관에 외골격 보유 시 지정심사 가점 등 인센티브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골격 및 돌봄 로봇은 고가의 장비이면서도 사용자별 효과가 상이한 특성이 있으므로, 기기의 임상 및 현장 적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 정책 설계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실증 사업의 성과 데이터를 분석·활용하여, 기기 보급·지원 정책의 정량적 근거 마련 및 성과 중심의 돌봄 정책 고도화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