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LG화학이 개발한 경구용 희귀비만증 신약 '비바멜라곤'이 임상 3상 진입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이하 리듬社)에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된 이 신약 후보물질(LB54640)은 시상하부비만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리듬社는 지난 9일(현지시간), '비바멜라곤'의 시상하부비만증 임상 2상 톱라인 결과를 발표하며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LG화학 관계자는 "세트멜라노타이드라는 성분의 의약품은 이미 상업화에 성공한 치료제로 이와 비슷한 수준의 치료 효과를 임상 결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주사제 형태에서 먹는 방식의 경구용으로 환자 편의성이 높다는 강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 중인 '비바멜라곤'은 리듬社의 주사 방식 치료제인 '세트멜라노타이드'와 유사한 유효성 결과를 보여, 미국 및 유럽 규제 당국과의 임상 3상 디자인 논의를 앞두고 있다.

리듬社는 지난해 7월부터 시상하부 기능 손상으로 식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12세 이상 시상하부비만증 환자 28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다.

14주차 시점에서 체질량지수(BMI) 변화 값을 평가한 결과, 고용량(600mg) 투여군에서 BMI가 9.3%포인트 감소했으며, 중용량(400mg) 투여군에서는 7.7%포인트, 저용량(200mg) 투여군에서는 2.7%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위약군에서는 2.2%포인트 BMI 증가가 나타났다.

이번 임상에서 '비바멜라곤'은 양호한 안전성 및 내약성을 보였으며,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사례는 설사와 오심으로 대부분 경미한 수준이었다.

리듬社는 향후 미국 및 유럽 규제당국과 임상 3상 디자인을 포함한 임상허가 관련 자문 미팅을 진행하고, '비바멜라곤'의 제형 개선 연구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번 임상 결과는 이달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미국내분비학회(ENDO) 연례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비바멜라곤'은 LG화학이 자체 개발한 포만감 신호 유전자(MC4R) 작용제로, 2024년 1월 리듬社에 글로벌 라이선스가 이전됐다. LG화학은 선급금으로 1억 달러를 받았으며, 이 중 4000만 달러가 이번 3분기 회사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향후 판매허가 승인 및 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과 판매에 따른 로열티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