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유한양행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도입한 이중항암항체 신약 후보물질 'YH32364'의 임상시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2의 렉라자' 개발을 목표로 차세대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YH32364'의 상업화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에이비엘바이오와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최근 'YH32364'의 임상 1/2상 시험 환자 모집을 시작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YH32364'의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항종양 활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되는 최초의 사람 대상 임상시험이다.

임상 1/2상의 1차 평가지표는 용량 증량 파트에서 확인하는 용량제한독성(DLT)과 치료 후 발생 이상반응(TEAE)이며, 용량 확장 파트에서는 객관적 반응률(ORR)을 분석한다.

객관적 반응률(ORR)은 항암제 개발 임상에서 종양의 크기가 의미 있게 감소하거나 완전히 사라진 환자의 비율을 의미하는 중요한 지표다.

이번 임상 연구는 서울대병원, 연대세브란스병원, 고대안암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주요 의료기관 4곳에서 진행되며, 2029년 6월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YH32364'는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EGFR)와 4-1BB를 동시에 표적으로 하는 이중항체로, 암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EGFR에 결합해 성장 신호를 차단하고 4-1BB 신호를 자극해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기전을 통해 항암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YH32364'는 전임상 효력 시험에서 EGFR 발현 종양을 대상으로 경쟁 약물 대비 강력한 항암 효과를 보였으며, 면역 기억을 통해 장기적인 항종양 효과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EGFR을 발현하는 종양에 4-1BB 활성을 통해 종양 내 면역세포 침윤과 종양 미세 환경 변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은 에이비엘바이오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YH32364'를 개발하고 있다.

2018년, 유한양행은 에이비엘바이오의 신약 후보물질(YH32364 포함)을 개발 단계에 따라 최대 계약 규모 588억 원에 도입했으며, 상업화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로 지급할 예정이다.

'YH32364'에는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인 '그랩바디-T'가 적용됐다.

'그랩바디-T'는 종양 미세 환경에서만 면역 T세포를 활성화하여 효능을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도록 개발된 기술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신약 연구개발(R&D)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기업 자체 연구소뿐만 아니라 외부 연구기관, 대학, 바이오벤처 등과 협력하여 신약 개발에 나서는 방식이다.

유한양행은 오픈이노베이션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3세대 폐암 신약 '렉라자'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렉라자는 오스코텍의 자회사 제노스코가 발굴했으며,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기술 도입하여 비임상 및 국내 임상 1상, 2상을 진행, 데이터 확보 및 후보물질 가치를 높였다.

이후 2018년 11월, 유한양행은 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전 얀센)에 한국을 제외한 렉라자의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최대 계약금 1조 4000억 원 규모로 이전했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자체적으로 국내 허가를 추진하여 허가를 받았으며,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파트너사인 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이 승인 절차를 진행, 주요 규제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에서 시판 허가를 획득하며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