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최근 5년(2021년-2025년) 사이 국내 ‘의원’과 ‘치과 의원’ 수는 증가했지만, ‘병원’과 ‘요양병원’ 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네병원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으로,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의과대학 정원 증원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료계 주장을 뒷받침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헬스코리아뉴스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설립구분별 종별 요양기관 현황’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현재 우리나라의 전체 요양기관 수는 10만 3813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9만 7238개) 대비 6.76%(6575개)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동네병원인 ‘의원’ 수는 2021년 1분기 3만 3354개에서 2025년 1분기 3만 6986개로 3632개(10.90%) 증가했다. 이는 요양기관 종별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로, 전국적으로 매년 726개씩 늘어난 셈이다.

의원은 다른 종별(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등) 대비 설립이 까다롭지 않고, 지역 보건 수요에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치과의원과 한의원 역시 매년 증가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과의원은 2021년 1만 8338개에서 2025년 1만 9162개로 824개(4.50%), 같은 기간 한의원은 1만 4485개에서 1만 4768개로 283개(1.95%) 증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정신병원’과 ‘한방병원’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정신병원의 경우 2021년 166개에서 2025년 262개로 무려 96개(57.83%)가 늘었다. 이는 한해 평균 19개 이상 늘어난 것으로, 특히 2023년에는 30개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한방병원’은 430개에서 588개로 158개(36.74%) 증가했다.

반면, ‘병원’은 2021년 1453개에서 올해 1분기 1418개로 소폭(35개, 2.41%) 감소했다.

만성질환자, 노인 등 장기입원환자를 치료하는 ‘요양병원’은 ‘병원’보다 더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2021년 1461개에서 2025년 1334개로, 127개(8.69%) 줄었다.

요양병원은 2022년 1분기에 전년(2021년) 대비 6개가 늘어난 경우를 빼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각각 42개, 43개, 48개가 줄어들며 연간 40개 이상 감소했다.

고난도 진료 및 교육기능을 수행하는 ‘상급종합병원’과 여러 진료과가 있는 ‘종합병원’ 수는 큰 변화가 없었다.

상급종합병원은 2021년 45개에서 2025년 47개로, 2개 늘었고, 종합병원은 317개에서 330개로 13개 늘었다. 이 기관들은 설립이 까다롭고 대규모 투자 등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10일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원 수 증가는 1차 진료기관이 국민 건강관리의 핵심 기반으로 자리잡았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며 “그 중 하나가 치열한 경쟁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국민 의료비 증가”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개원들은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는데, 동네병원의 경쟁이 치열해지면 살아남기 위해 이런 저런 비급여 항목을 많이 개발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건강보험 재정은 물론,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