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노유나 기자] 지난해 의료 공백 상황 속에서 상급종합병원이 경증 환자를 1·2차 의료기관으로 돌려보낸 사례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회송이 실질적인 지역의료 기능 강화로 이어졌는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상급종합병원 47곳에서 회송된 환자는 총 80만6000명으로, 전년(66만명) 대비 22.1% 증가했다.

회송 청구 건수도 같은 기간 74만2000건에서 90만7000건으로 22.2% 늘었고, 이에 따른 회송료는 416억원에서 726억원으로 무려 74.5% 증가했다. 이는 최근 4년 사이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정부는 지난해 의료계 파업 등으로 인한 공백 상황에서 대형병원이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회송을 장려하고 보상 제도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경증 환자를 지역 병원으로 돌리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상급종합병원 내 경증 환자 비중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상급종합병원 45곳의 입원 진료비 12조8000억원 중, 일반·단순 질환으로 분류되는 경증 환자 진료비는 5조1000억원, 전체의 약 40%를 차지했다. 이는 회송이 단기 실적으로만 이어지고, 환자들이 다시 상급병원으로 되돌아오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 의원은 “단순히 회송 건수가 늘었다고 해서 지역 의료체계가 제대로 작동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회송된 환자에 대한 추적 관리, 경증 환자의 상급병원 이용 억제, 1·2차 병원의 수용 역량 강화 등 종합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