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노유나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정신의료기관 폐쇄병동에서 입원 환자 전원의 휴대전화 사용을 일괄 금지한 조치에 대해 인권침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지난 4일, 해당 병원장에게 ▲입원 환자의 휴대전화 소지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불가피하게 제한이 필요할 경우 치료 목적의 최소 범위에서만 시행하며 ▲통신 제한의 사유와 내용을 진료기록부에 명확히 기록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단은 폐쇄병동에 입원 중인 환자가 제기한 진정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진정인은 병원이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한 것은 정당한 사유 없는 기본권 제한이라며 인권위에 조사를 요청했다.

병원 측은 "폐쇄병동은 개방병동과 달리 치료 목적상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입원 초기 의사 지시서에 '환자 증상 호전에 따라 주치의 판단으로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하다'는 문구를 일괄 기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중전화 사용은 취침시간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해당 병원이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제한 문구를 적용하고, 개별 치료 상태나 사유와 관계없이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한 점을 문제 삼았다. 현행 정신건강복지법 제74조 2항에 따르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환자의 통신 자유를 제한할 수는 있으나 이는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허용된다.

인권위는 “헌법상 기본권은 가능한 한 최소한으로 제한돼야 하며, 권리 제한의 기간이나 사유는 예측 가능해야 한다”며, 해당 병원이 정신건강복지법과 보건복지부 지침을 위반해 헌법상 통신의 자유와 사생활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