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환자 수천 명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처방 내역을 제약회사 영업사원에게 넘긴 대학병원 소속 의사들이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방법원 형사3단독 윤성식 판사는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학병원 레지던트 40세 A씨에게 벌금 800만원, 39세 B씨에게는 벌금 4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이 속한 의료법인 두 곳에도 각각 1500만원과 800만원의 벌금형이 내려졌다.

A씨는 2018년부터 2019년 사이, 근무 중이던 대학병원에서 C제약회사 영업사원 D씨의 요청을 받고 환자 7005명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처방 내역 2만2331건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바쁘니 직접 컴퓨터에서 확인해가라”고 말하며 D씨가 병원 사무실 내 컴퓨터를 통해 자료를 추출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 역시 2019년 4월, D씨의 요청에 따라 환자 38명의 개인정보와 처방 내역 63건을 넘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 정보에는 성명, 성별, 나이, 주민등록번호 앞자리까지 포함돼 있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환자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제약회사 측에 개인정보가 포함된 처방내역을 무단으로 제공했다”며 “특히 A씨는 두 차례에 걸쳐 대량의 정보를 넘겼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사실관계를 대부분 인정하고 있으며, 전임자들로부터 해오던 업무의 일환으로 이와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 개인적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