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 추진으로 1년 만에 수도권에서 의사 인력이 3396명 감소하고, 비수도권에서는 2049명이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일반의는 2911명이 증가했는데 이 중 69.4%가 수도권에서 근무하고 있어 일차의료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격차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무리한 의대 증원이 의료시스템에 미칠 영향’ 정책 현안 분석 결과를 발간했다.

이번 연구는 전문가 인터뷰를 바탕으로 의대 증원이 의학교육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의대 증원과 의대생 및 전공의의 군 복무 문제, 지역 의사 인력 문제 등을 분석해 의과대학 입학정원 정책 수립 과정에서 참고 자료로 활용되기 위해 수행됐다.

의료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많은 전문가가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해 의학교육의 문제, 좋은 의사의 양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또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향후 대형병원 분원이 예정돼 있어 가뜩이나 부족한 지방 의료인력들의 수도권 움직임도 예상되며, 현재 대학병원에서는 교수들이 진료와 당직으로 번아웃을 호소하고 있다.

의료정책연구원은 “미래 한국 의료를 책임질 의학 연구 역시 멈추게 돼 의대 정원 증원이 향후 의료시스템에 미칠 영향이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과대학에서 실제 학생들을 교육하는 교수를 대상으로 의대 증원 관련 견해, 의과대학 교육 관련 의견 등을 서술형 설문 조사한 결과, 의대 정원 증원 규모에 대해 급진적이고 비현실적이라는 공통적인 견해가 나타났다.

아울러 의대 정원 증원을 대비한 교수진 채용 및 관련 시설 준비가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있었으며, 교육 인프라 부족 및 교육을 위한 보조 인력 문제, 수련환경의 악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수년간 의무장교나 공중보건의 대신 현벽병을 선택하는 의대생이 증가하는 추세였는데, 의대 정원 증책에 반대해 휴학 투쟁을 벌이는 동안 시간을 절약하기 위한 의대생의 현역병 입대가 급증했다.

2025년 군 휴학 중인 남학생은 40개 의대에서 2074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체 남자 의대생의 17% 수준에 달한다.

연구원은 “앞으로는 의과대학 졸업 이후 수련 과정에서 의무사관후보생과 공중보건의 수가 크게 줄어들 걸로 예상할 수 있다”며 “군 병원의 의료 질 저하, 보건소와 보건지소가 위치한 의료취약지역의 노인들에게 의료접근성 감소 및 의료의 질 저하와 같은 문제를 유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과대학생의 현역병 입대 현황을 고려해 2030년 이후 의무사관후보생과 공중보건의에 대한 대책을 선제적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 “의료인력 양성 파이프라인 단계별로 정교한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며, 의사 양성은 국가·사회적으로도 중요한 과제인 만큼 의사 양성 비용 분담과 지원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