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소아 당뇨 환자들에게 필수품으로 여겨지던 특정 주사침의 공급이 제약사의 '비만약' 판매 전략으로 인해 중단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오젬픽'의 물량 부족을 이유로 소아 당뇨 환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주사침 '노보파인플러스'의 공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행위에 대해 거래상 지위 남용으로 판단, 경고 처분을 내렸다.

노보파인플러스는 피하 주사 시 통증이 덜하고 멍이 잘 들지 않아 특히 소아 당뇨 환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2022년 7월, 노보노디스크는 국내 총판 A사에 오젬픽 수요 급증을 이유로 노보파인플러스의 단독 판매 중단을 통보하고, 오젬픽에 동봉된 형태로만 판매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수익성이 높은 오젬픽 판매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오젬픽은 당초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되면서 다이어트 약으로 인기를 얻었다.

실제로 2022년 9월부터 노보파인플러스의 국내 공급이 중단됐고, 이후 노보노디스크는 구형 주사침 제품을 대체품으로 판매했으나, 소비자들은 통증 완화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기존 제품 판매 재개를 요구했다.

공정위는 노보노디스크의 이러한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금지된 거래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2022년 연말까지 약속된 A사와의 공급 계약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파기한 점을 지적했다.

다만, 공정위는 판매 중단 결정이 글로벌 마케팅 정책의 일환으로 실행된 점과 피해가 신고인에 한정된 점 등을 고려해 제재 수위를 경고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노보노디스크 측은 "이번 공정위의 결정을 인지하고 있으며 사실관계에 기반한 별도의 법리적 판단을 구할 예정"이라며 "당뇨병 환자들에게 혁신적 치료제를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