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프랑스 사노피(Sanofi)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듀피젠트’(Dupixent, 성분명: 두필루맙·dupilumab)가 전 세계 최초로 수포성 천포창(BP) 치료제로 등극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일(현지 시간), 중등도에서 중증의 성인 BP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듀피젠트’를 허가했다. BP 치료제가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허가는 사노피 측이 실시한 임상 2/3상 시험(시험명: ADEPT)의 결과를 근거로 했다. 해당 시험은 BP 환자를 대상으로 ‘듀피젠트’+기존 치료제와 위약+기존 치료제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한 것이었다.

ADEPT는 처음에 ‘듀피젠트’ 혹은 위약과 기존 치료제를 병용해서 투약하고, 이후에는 기존 치료제의 용량을 서서히 줄여 ‘듀피젠트’나 위약을 단독으로 투여하는 방식이었다.

사노피가 지난 2024년 10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듀피젠트’는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 치료 36주차에 ‘듀피젠트’ 투여군의 20%는 지속적으로 질병 완화 증상을 보인 반면, 대조군은 4%에 불과했다.

특히 기존 치료제 중단 이후 재발하지 않은 비율의 경우, ‘듀피젠트’ 투여군은 59%였지만 대조군은 16%에 그쳤다. ‘듀피젠트’가 단독요법으로서 BP의 치료 효과를 입증한 것이다.

참고로 ADEPT 임상시험은 미국, 호주,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일본, 폴란드, 스페인, 대만 등 여러 국가에서 진행되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실시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듀피젠트’의 국내 BP 적응증 확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듀피젠트’는 사노피와 미국 리제네론(Regeneron Pharmaceuticals)이 공동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면역 세포의 활성을 촉진하는 사이토카인 IL-13 및 IL-4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염증 반응을 저해하는 기전이다.

한편, BP는 면역 세포가 점막 혹은 피부에 침범하여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전신에 발생하는 다수의 커다란 수포가 주요 증상이다.

그간 활용되었던 기존 치료법은 스테로이드 제제나 면역 억제제를 투약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두 제제는 장기간 투약하면 감염 위험 증가, 골다공증, 고혈압, 당뇨, 간·신장 손상 등 여러 부작용을 초래하는터라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