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시우] 캐나다도 유럽이나 미국처럼 바이오시밀러의 허가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캐나다 보건부(Health Canada)는 지난 10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정보 및 제출 요건에 대한 개정안을 발표하고 9월 8일까지 업계 의견을 접수하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바이오시밀러 업체가 임상 3상 시험을 통해 제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도록 요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캐나다에서 바이오시밀러는 캐나다 정부가 인정한 참조 바이오의약품(Canadian Reference Biologic Drug, CRBD)의 후발의약품을 말한다. 현재 캐나다는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기업에게 바이오시밀러와 CRBD 간에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도록 안전성 또는 면역원성에 대한 잠재적인 임상적 차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비교 3상 임상시험을 실시도록 규정하고 있다.

캐나다 보건부는 오는 9월 8일까지 개정안 지침 초안에 대한 의견을 업계, 학계, 의료 시스템 파트너, 대중들부터 접수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캐나다의 현행 규제는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에 대한 높은 수준의 유사성을 입증하기 위해 광범위한 비교 품질 연구가 필요하다. 예컨대 참조의약품(오리지널의약품, CRBD)과 물리화학적 특성(구조, 번역 후 변형, 이질성, 순도, 불순물), 기능적 특성(생물학적 활성, 면역화학적 결합 특성 등), 안정성 프로파일과 같은 특성을 비교 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교 약물에 대한 품질 속성의 차이가 바이오시밀러 후보의 안전성이나 효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어야한다.

바이오의약품의 이질적 특성을 감안하면 바이오시밀러는 참조의약품과 비교하여 몇 가지 차이점을 보일 수 있다. 이에,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과 참조의약품간의 차이는 의뢰자가 제출한 안전성 및 효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충분한 증거 또는 과학적 정당성을 제공하는 경우 허용된다.

이번에 캐나다 보건부가 제안한 개정안은 바이오시밀러 제출에 대한 지침을 크게 변경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첫째는 높은 수준의 유사성이다. 현행 지침에는 "유사성 결정은 구조적, 기능적, 비임상 및 임상 연구의 모든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개정안은 "높은 수준의 유사성을 입증하기 위한 광범위한 비교 품질 연구에 대한 요구 사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둘째는 비교 임상 효능·안전성 연구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행 지침은 "대부분의 경우 바이오시밀러와 참조의약품 간의 효능 및 안전성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배제하기 위해 비교 임상시험이 중요하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개정안은 이러한 현행 정책을 뒤집어 "대부분의 경우, 비교 임상 효능 및 안전성 시험은 필요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유일하게 필요한 바이오시밀러 임상시험은 "약동학적 동등성을 입증하기 위해 수행되는 비교 약동학 시험"으로 제한된다.

셋째는 적응증 승인에 대한 ‘자세한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현행 지침은 "각 적응증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승인을 과학적으로 정당화하는 상세한 근거"를 요구한다. 또 필요한 경우 "특정 적응증에 대한 추가 임상 데이터를 생성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안은 필요한 근거의 유형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대신 적응증 승인에 대해 "높은 수준의 유사성"만 요구하고 있다.

넷째는 개정된 라벨링 요건이다. 개정안은 현행과 같이 참조의약품에서 "관련 안전성 및 효능 정보"를 포함해야 하는 현재 요구 사항은 그대로 유지된다. 그러나 더 이상 바이오시밀러에 의해 생성된 비교 데이터를 포함할 필요가 없다. 개정안은 또한 생물학적 동등성 또는 임상적 동등성에 대한 주장을 포함하는 것에 대한 현행 금지 조항을 삭제했다.

캐나다 정부의 이번 바이오시밀러 허가 요건 완화 추진은 미국 및 유럽연합의 최근 허가정책 방향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미국은 2025년 4월 10일 랜드 폴 상원의원과 마이크 리 상원의원이 ‘바이오시밀러 신속 접근법안’을 상원 건강교육노동연금위원회에 제출했다. 바이오시밀러를 허가하는데 필요한 임상연구에서 면역원성, 약력학 또는 비교 임상 효능의 평가를 포함할 필요가 없도록 공중보건서비스법을 개정하기 위한 법이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이어 6월 4일에는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 허가 요구사항을 개선하기 위한 ‘바이오시밀러 레드테이프 철폐법안’을 제출했다. 레드테이프는 불필요하고 복잡한 행정 절차를 의미한다.

유럽의약청(EMA)은 2025년 4월 1일 바이오시밀러 비교 임상시험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고서 초안을 발표하고 9월 30일까지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받고 있다. EMA는 "특정 임상 데이터 요구 사항을 충족하면 바이오시밀러의 개발 및 평가 프로세스를 단순화하는 동시에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효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