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유한양행이 자사의 3세대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렉라자’(Leclaza, 성분명: 레이저티닙·lazertinib)의 미국 시장 방어선 구축에 나선다.

본지 취재 결과, 유한양행은 미국 특허청(USPTO)에 ‘아미노피리미딘 유도체 또는 이의 염을 포함하는 경구 투여용 약학 조성물’에 대한 미국 특허 등록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특허는 2019년 10월 17일에 출원되었으며, 올해 6월 3일 공개됐다.

유한양행은 2019년 10월 17일,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대만, 호주, 유럽특허청(EPO) 등에 개별 특허를 출원했으며, 같은 날 특허협력조약(PCT)을 통한 국제출원도 함께 진행했다.

이후 PCT 출원은 2020년 4월에 먼저 공개됐고, 현재는 한국, 일본, 대만, 호주, EPO 등 일부 국가 및 지역에서 특허가 등록된 상태다.

이번 특허의 내용은 레이저티닙(‘렉라자’ 성분) 또는 그 염을 포함한 경구용 조성물에 관한 것으로, 미결정 셀룰로오스와 만니톨의 조합을 통해 위 내 산성도(pH) 변화에 영향을 덜 받는 즉시방출 제형 구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구체적으로 특허는 ‘렉라자’가 더 안정적으로 몸에 흡수되도록 돕는 기술에 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위는 식사 여부에 따라 pH가 크게 달라지는데, 이 변화는 약이 얼마나 잘 녹고 흡수되는지에 영향을 준다.

‘렉라자’, 안정적으로 일정하게 작용하도록 설계

유한양행은 이에 미결정 셀룰로오스와 만니톨이라는 두 가지 성분을 조합하여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약물이 일정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렉라자’는 이 덕택에 공복이든 식후든 위에서 빠르게 분해되어 장으로 전달되고, 신체에 안정적으로 흡수될 수 있다. 이 기술은 약효의 일관성을 높일 뿐 아니라, 환자의 복용 편의성과 치료 효과도 함께 높일 수 있다.

특히 이번 특허는 단순히 약물에 쓰이는 성분을 조합한 것이 아니라, 약물이 몸에 흡수되는 방식과 그 과정에서의 안정성까지 고려한 제형에 관한 것으로 일종의 제형 특허로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향후 복제약 개발 업체들이 만약 물질 특허를 회피하고 동일한 유효성분을 토대로 ‘렉라자’의 복제약 개발을 시도하더라도, 제형 특허가 유효한 이상, 이를 우회하는 것은 법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유한양행은 이번 제형 특허를 통해 ‘렉라자’의 안정적인 미국 시장 진입과 더불어 복제약의 공습으로부터 장기간 방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24년 8월 얀센의 이중특이성 항체 ‘리브리반트’(Rybrevant, 성분명: 아미반타맙·amivantamab)와의 병용요법으로서 ‘렉라자’를 허가한 바 있다. 국산 항암제가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사례는 ‘렉라자’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