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바이오 영상 장비 제조사 셀젠텍의 전 대표이사가 700억원대 사기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셀젠텍의 전 대표이사가 약학대 교수들과 공모해 불법적인 사기 대출 범죄를 주도한 혐의를 포착, 수사를 진행해왔다.

경찰에 따르면 세종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달 30일 셀젠텍 전 대표이사 김 모 씨를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업무상 배임, 상표법 위반,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 혐의로 대전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김 전 대표는 셀젠텍의 고가 장비 일련번호를 위조해 약학대 교수들이 제2금융권에서 사기 대출을 받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심지어 장비 사진만으로 중복 대출을 받은 사례도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이러한 수법으로 김 전 대표가 편취한 사기 금액은 약 700억원에 달하며, 배임 피해 금액은 약 520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에는 약학대 교수 14명과 대출 중계인 등 18명도 사기 등 혐의로 함께 검찰에 송치됐다.

대출 계약서에 서명한 약학대 교수들은 셀젠텍 또는 셀젠텍 협력업체로부터 장비를 공급받은 것으로 가장해 불법 대출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단순 방조 혐의가 아닌 적극적으로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김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을 두 차례 신청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사기 혐의로 함께 피소당한 김 전 대표의 배우자에 대해서는 형사적 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셀젠텍은 앞서 지난해 7월, 김 전 대표와 그의 배우자, 협력업체 관계자 등 5명을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혐의로 청주지검에 고소한 바 있다.

경찰은 관련 고소 10건을 병합해 세종청으로 이첩, 지난해 7월부터 11개월간 관계자 24명을 조사하고 압수수색 등 수사를 진행했다.

셀젠텍 장비 대출 사기는 지난해 8월, 대규모 할부·리스 연체가 발생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당시 하나캐피탈, 우리금융캐피탈, KG캐피탈, 우리카드 등 4개 금융회사에서 600억원 규모의 할부·리스 부실이 발생했다.

당시 10여명의 교수가 연구에 필요한 셀젠텍 장비를 산다는 명목으로 1인당 30억원 정도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대출은 연체되기 시작했고, 셀젠텍은 곧이어 김 전 대표의 횡령 사실을 공시했다.

코넥스 상장사였던 셀젠텍은 횡령 사태 이후 지정 자문인 계약 미체결 사유로 상장 폐지되는 수순을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