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일본 다케다(Takeda)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애드세트리스’(Adcetris 성분명: 브렌툭시맙 베도틴·brentuximab vedotin)가 호지킨 림프종 1차 치료제로 또 한 번 허가를 받으며 투트랙 전략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유럽 집행위원회(EC)는 3일(현지 시간), 새롭게 진단된 2b~4기의 호지킨 림프종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애드세트리스’와 화학 항암제 조합 ECADD(에토포사이드, 사이클로포스파미드, 독소루비신, 다카바진, 덱사메타손)의 병용요법을 허가했다.

앞서 EC는 지난 2018년 2월, 새롭게 진단된 3~4기의 호지킨 림프종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애드세트리스’와 화학 항암제 조합 AVD(독소루비신, 빈블라스틴, 다카르바진)의 병용요법을 허가한 바 있다.

이번 허가는 임상 3상 시험(시험명: HD21)의 결과를 근거로 했다. 이 시험은 호지킨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치료 차수에서 ‘애드세트리스’+ECADD와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을 비교 평가한 것이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애드세트리스’+ECADD는 기존 요법보다 더욱 개선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치료 48개월차에 측정된 4년 무진행 생존율은 각각 94.3%, 90.9%였다.

위험비(Hazard Ratio, HR)의 경우, 0.66으로 보고되었는데, 이는 ‘애드세트리스’+ECADD가 대조약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34% 낮춘 셈이다.

‘애드세트리스’는 암세포에서 과발현되는 CD30을 표적하는 단클론항체와 세포 독성 항암제 MMAE를 링커로 연결한 ADC다. 암세포 표면의 CD30에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세포 독성 항암제를 국소적으로 전달,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기전이다.

이 약물은 다케다와 미국 화이자(Pfizer)가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다. 화이자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독점적인 판권을 갖고 있고, 그 외 지역은 다케다가 담당하고 있다.

한편 HD21 연구는 독일 호지킨 연구 그룹(GHSG)의 주도로 독일 내에서만 환자를 등록해 진행된 임상으로,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운영하는 임상시험 정보사이트 ClinicalTrials.gov에 따르면, 스폰서는 쾰른 대학교(University of Cologne)로 명시돼 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HD21 연구는 외형상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IIT)처럼 보이지만, 일반적으로 IIT는 의약품 허가를 위한 주요 근거로 활용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연구는 다케다와 화이자가 일정 부분 협력하거나 지원한 ‘혼합형 임상’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형태는 규제가 까다롭거나 임상 요건이 복잡할 경우, 연구자가 주도적으로 임상을 설계하고 수행하되 제약사는 후방에서 지원하는 전략으로 종종 사용된다. 유럽 규제당국이 이번 ‘애드세트리스’ 허가에 대해 비교적 엄격한 임상 조건을 요구했던 것으로 짐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