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 노동조합(위원장 황병래)은 2일 최근 건강보험 재정수지 적자는 외국인 때문이라는 의견에 대해 "사실에 기초하지 않는 왜곡된 외국인 건강보험 무임승차론"이라고 논평으로비판했다.

건보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우리나라의 저출생·고령화 심화로 농어촌과 중소 3D업종 현장 등의 외국인 노동자가 눈에 띄게 늘며 (퍼진 결과)"라며 "대선 기간 중 특정 국가 외국인 가입자에 대한 재정적자만을 부각시켜 외국인 혐오표심을 얻으려는 부적절한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건강보험료 부담액에서 급여비를 뺀 결과다.

건보노조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2월 기준 국민건강보험 통계의 피부양자를 포함한 외국인 가입자는 145만5000여명으로 △직장가입자 78만7000여명(피부양자 19만4000명) △지역가입자 66만8000여명가량이다. 이는 지난 2019년 기록인 121만명에 비해 24만명(20.2%) 늘어난 결과다.

건보노조는 이처럼 외국인 가입자가 늘어나고, 지난 2019년 실시된 '외국인 지역가입자 강제가입 도입 및 피부양자 요건 강화(6개월 이상 체류)' 조치 등으로 오히려 건강보험 재정에 도움됐다는 입장이다. 건보노조는 "2019년 이전 연평균 2797억원이었던 외국인 건보수지 흑자는 2020년 이후 연평균 5910억원으로 증가했다"며고 강조했다.

지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피부양자를 포함한 외국인 가입자가 낸 건강보험 누적 흑자도 3조2003억원가량으로, 외국인 가입자들의 재정수지 구조가 매년 직장가입자는 흑자, 지역가입자는 적자를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건보노조에 따르면 외국인 가입자의 흑자 및 적자 규모는 △직장가입자 3조9708억원 흑자(연평균 5672억원) △지역가입자 7705억원 적자(연평균 1100억원)이다. 중국 국적만 특정할 경우에도 △직장가입자 5070억원 흑자(연평균 724억원) △지역가입자 8674억원 적자(연평균 1239억원)다.

건보노조는 이에 대해 "체류 자격 또는 거주 지역에 따른 보험료 경감규정 등에서 비롯된다"며 "외국인 직장가입자는 본인부담 외 사용자 부담 보험료 50%가 추가되지만, 외국인 지역가입자의 대다수는 농어촌지역, 유학(D-2), 일반연수(D-4) 등의 사유로 지역가입자 보험료의 22~50%를 경감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2025년 현재 기준 세대당 월 평균 13만5280원이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나라 국민도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지역가입자들도 농어업 종사자 및 오벽지 거주자의 경우 보험료를 경감받는다. 건보노조는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직장가입자는 16조5945억원 흑자, 지역가입자는 18조148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1990년 UN총회에서 채택된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에 관한 국제협약'에서는 취업국가의 법률과 요건을 충족한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은 사회보장에서 취업국가 국민과 동등한 대우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사실에 기초하지 않는 왜곡된 '외국인 건강보험 무임승차론'은 대한민국의 글로벌 통상외교에 족쇄로 작용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건보노조는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율은 64.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최하위 수준"이라며 "(차기 정부는) 국민의료비 부담 완화와 같은 가계경제 성장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보노조는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일 방법으로 △건보재정 정부지원 확대 △공공의료 확충 △민간실손보험과 혼합진료 억제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