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 의협)가 대선으로 어수선한 상황 속 '성분명처방 제도의 도입이 더불어민주당의 공식 보건의료 공약에 포함됐다'는 대한약사회의 주장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의협은 29일 의협 회관 대강당(지하 1층)에서 '제17차 정례브리핑'을 열고, "해당 제안이 120여개 직능단체를 대상으로 한 정책 제안 중 일부"라며 "마치 전체 의약품에 대한 전면 도입이 확정된 것처럼 일방적이고 과장되게 해석해 홍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각 이익단체의 정책제안이 정책으로 입안되고 집행되기까지는 많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것이 상식"이라며 "대한약사회의 선전은 사실을 왜곡하는 일방적 주장"이라고 날을 세웠다.

의협은 해당 주장에 대해 먼저 "성분명처방 제도화는 과학적 진료 행위에 대한 침해"라고 지적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의약품 처방은 단순히 성분명을 나열하는 행위가 아닌 환자의 상태, 병력, 병용약물, 흡수율, 부작용 발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학적 판단에 따라 적정 약제를 선택하는 전문적인 진료 행위"라며 "의사의 판단 없이 임의 대체가 이루어질 경우 환자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성분명처방은 결국 처방권의 약사 직역으로의 이전 또는 공유를 의미하며, 이는 의료의 기본을 훼손하고 환자 치료의 연속성과 책임소재를 모호하게 만드는 매우 위험한 제도"라며 "약사의 역할은 의사가 처방한 약제를 안전하게 조제하고 복약지도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약사회의 주장이 더불어민주당의 공약과도 다르다는 점도 짚었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 대선 공약의 내용은 필수의약품 수급 불안 해소와 공급 안정 체계 구축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국가필수의약품의 품절 문제 발생 시 제한적으로 성분명처방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한다는 것이 전부"라며 "이 역시 수급불안 필수의약품의 처방 문제가 아닌 생산, 유통, 판매의 문제가 더 큰 요인"이라고 확인했다.

이에 의협은 △처방과 조제 분리 △면허를 가진 의사에게 진료에 대한 판단 전적 위임 △국민에게 안전하고 과학적인 치료 제공 등 원칙을 내세우며, "앞으로도 국민 건강을 해치는 어떠한 제도적 시도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