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유한양행이 GPR119에 작용하는 신계열 대사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YH18421’을 제2형 당뇨병 3제 복합제로 개발하고 있다. 아직은 비임상 단계지만, 동물실험에서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향후 진행될 사람 대상 임상 결과가 주목된다.

‘YH18421’은 GPR119 작용제 후보물질로, 타깃인 GPR119는 혈당과 식욕을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은 신경과 세포 내 신호전달을 돕는 G 단백질과 결합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인크레틴이라는 인슐린 분비 호르몬을 방출해 혈당을 조절한다.

GPR119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여 혈당 조절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현재 비만 치료제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GLP-1 호르몬과 작용 기전이 유사하다. 차이점이라면 GPR119는 G 단백질에 결합하는 반면, GLP-1은 GLP-1 수용체에 결합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제약바이오 업계는 GPR119을 새로운 계열의 대사 질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등 다양한 질환에 적용 가능성이 탐색되고 있는데, 유한양행이 선택한 질환은 바로 제2형 당뇨병이다.

현재 제2형 당뇨병에 널리 활용되고 있는 치료법은 기본 치료제 메트포르민에 보조 치료제로서 인슐린 분비 호르몬 분해 효소 4형(DPP-4) 억제제를 더하는 2제 병용요법이다. 두 제제를 섞은 2제 복합제로도 쓰이고 있다.

메트포르민은 간에서 포도당이 생성되는 것을 막고, 장에서 포도당의 흡수를 감소시켜 인슐린에 대한 민감성을 개선하는 기전이다. 오리지널은 독일 머크(Merck)의 ‘글루코파지’(Glucophage)다.

DPP-4 억제제는 GLP-1 호르몬의 분해 효소인 DPP-4를 억제하여 GLP-1의 분해를 막고, 이를 토대로 인슐린 생성을 촉진하는 기전이다. 미국 MSD의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 등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메트포르민+DPP-4 억제제 2제 병용요법은 각기 다른 기전으로 혈당을 조절하여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비만이 동반된 환자의 경우 이 조합만으로는 혈당 조절에 한계가 있다.

물론 여기에 GLP-1 작용제를 추가하면, 비만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체중 감량과 효과적인 혈당 조절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시판 중인 GLP-1 작용제는 대부분 주사 제형의 호르몬 유사체이므로, 메트포르민 및 DPP-4 억제제처럼 경구용 저분자 합성의약품 기반의 복합제로 개발되긴 어렵다.

유한양행은 이로 인해 경구용 저분자 합성의약품으로 개발이 가능한 GPR119 작용제 ‘YH18421’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메트포르민+DPP-4 억제제를 더한 3제 복합제를 통해 혈당 조절 효과와 더불어 체중 감량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다.

최근 대한약학회 학술지인 ‘약학회지’에 게재된 연구논문을 보면, ‘YH18421’은 3제 복합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생쥐 대상 동물 실험 결과 ‘YH18421’은 메트포르민+DPP-4 억제제와 병용 투여 시 체내 농도나 작용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안전성을 입증했다.

다만 메트포르민과 병용했을 때는 ‘YH18421’이 메트포르민의 체내 농도를 다소 높이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는 ‘YH18421’이 메트포르민의 배출을 지연시킨 결과로 추정되며, 향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보다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이 논문은 지적했다.

유한양행이 약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의 제목은 “메트포르민 및 DPP4 억제제와 3제 병용 시 'YH18421'의 잠재적 약물 상호작용 평가(Evaluation of Potential Drug-drug Interactions of ‘YH18421’ in Triple Combination with metformin and DPP4 inhibitors)” 이다.

참고로 현재 개발 중인 GPR119 작용제는 모두 12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선두주자는 동아에스티의 ‘DA-1241’로, 현재 임상 2상 시험에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