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이승재 기자] 박테리오파지 치료법이 낭포성 섬유증 환자의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낭포성 섬유증 환자에서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치료법이 호흡기 세균의 항생제 내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 결과가 ‘네이처 의학(Nature Medicine)’에 실렸다.

항생제 내성은 항생제 사용에도 세균이 죽지 않는 것을 뜻하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중대한 보건학적 문제이다.

항생제 내성이 있는 세균이 많아질수록 감염증을 치료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감염증이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다. 세균 감염이 흔히 동반되는 질환에서 항생제 내성은 특히 문제가 된다.

서양인에서 주로 발생하는 낭포성 섬유증(cystic fibrosis)이 그중 하나이다. 낭포성 섬유증은 체내 점액 생성과 관련된 유전자에 문제가 있어 두껍고 끈적이는 점액이 만들어지는 질환으로, 주로 폐, 간, 췌장, 비뇨생식기계 등에 문제가 나타난다.

낭포성 섬유증 환자의 폐에서 나오는 끈적한 점액은 세균의 정상적인 배출을 억제해 폐에 감염을 잘 일으킨다.

적절한 항생제의 사용은 세균 감염을 치료할 수 있으나, 항생제 내성균이 점점 많아지면서 낭포성 섬유증 환자의 감염증 치료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예일대학교 연구진은 낭포성 섬유증 환자 9명을 대상으로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치료법이 낭포성 섬유증 환자의 항생제 내성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는 세균을 숙주세포로 하는 바이러스로, 세균을 죽이거나 세균 내로 유전 물질을 주입하는 데 사용된다.

연구진이 개발한 박테리오파지 치료법은 세균을 죽이는 박테리오파지를 선별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존한 박테리아를 약화해 독성이나 항생제 내성을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해당 치료법은 호흡기(네블라이저)를 통해 안전하게 폐로 전달된다.

연구 결과 박테리오파지 치료법은 세균의 항생제 내성을 전반적으로 떨어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9명의 환자에서 모두 폐 기능이 개선됐고, 객담 내 녹농균(Pseudomonnas aeruginosa) 수가 줄어들었다. 녹농균은 낭포성 섬유증 환자에서 흔히 감염되는 호흡기 세균 중 하나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박테리오파지 치료법이 낭포성 섬유증 환자의 항생제 내성 문제를 개선해 준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