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의 브루톤 티로신 키나아제(BTK) 억제제 ‘칼퀀스’(Calquence, 성분명 아칼라브루티닙·acalabrutinib)가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BTK 억제제 중 최초로 외투세포 림프종(MCL) 1차 치료제로 등극했다.

유럽 집행위원회(EC)는 7일(현지 시간), 이전에 치료를 받지 않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MCL 성인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칼퀀스’를 허가했다. 유럽에서 BTK 억제제가 MCL 1차 치료제로 허가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올해 1월, 동일한 적응증으로 ‘칼퀀스’를 허가한 바 있다.

이번 허가는 AZ 측이 실시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ECHO)의 결과를 근거로 했다. 해당 시험은 이전에 치료 받지 않은 외투세포 림프종 환자 대상 ‘칼퀀스’+‘리툭시맙’+‘벤다무스틴’과 ‘리툭시맙’+‘벤다무스틴’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한 다국적 연구였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7년 3월 ECHO의 IND를 승인한 바 있다. 모집된 국내 환자는 총 17명이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칼퀀스’+‘리툭시맙’+‘벤다무스틴’은 ‘리툭시맙’+‘벤다무스틴’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27% 낮추며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했다. ‘칼퀀스’+‘리툭시맙’+‘벤다무스틴’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 기간(PFS)은 66.4개월인 반면, 대조군은 49.6개월이었다.

‘칼퀀스’는 B세포의 기능을 조절하는 BTK의 활성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B세포는 항체를 생성하여 외부 병원체에 대응하는 면역 세포로, 과도하게 발현될 경우, 림프절이 비대해져 혈액암이 발생한다.

B세포 과발현으로 인한 대표적인 질환은 만성림프구성 백혈병(CLL), 비호지킨 림프종(NHL), MCL 등이 있다.

이 중 MCL은 비호지킨 림프종의 일종이다. 외투 부위는 림프절의 외부에 있는 작은 B세포들이 모여 있는 부위인 외투 부위에서 발생한다. 공격적인 형태의 림프종으로, 다른 종류의 림프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예후가 나쁘다.

1차 치료법은 ‘리툭시맙’+‘벤다무스틴’ 병용요법이다. 하지만 ‘벤다무스틴’은 세포독성 항암제인터라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 용량을 증량하면 환자의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려 제한적인 효과만 보인다.

‘칼퀀스’는 이러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칼퀀스’를 병용할 경우, ‘벤다무스틴’의 용량을 증량하지 않아도 더 개선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칼퀀스’ 외에 미국 애브비(Abbvie)와 얀센 역시 양사의 BTK 억제제 ‘임브루비카’(Imbruvica, 성분명: 이브루티닙·ibrutinib)에 대해 MCL 1차 치료 차수 진입을 시도한 바 있다.

‘임브루비카’는 지난 2017년 미국 FDA로부터 MCL 2차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고, 2022년에는 1차 치료 차수로 확대하기 위해 FDA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FDA는 이를 반려했고, 그로부터 1년 뒤인 2023년에는 기존에 조건부 허가됐던 2차 치료 적응증마저 철회했다. 이로써 ‘임브루비카’는 MCL 치료제 시장에서 사실상 퇴장하게 되면서, MCL 치료 옵션으로서의 입지를 완전히 상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