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웅제약이 개발한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펙수클루(성분명 : 펙수프라잔)’가 위식도역류질환뿐 아니라 이 질환으로 인해 유발된 만성 기침 증상을 개선하는 데도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와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웅제약이 펙수클루의 적응증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위식도역류질환과 관련한 만성 기침 증상이 새로운 적응증 후보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국제 학술지 ‘폐(LUNG)’는 최근 ‘Efficacy and Safety of Fexuprazan Versus Esomeprazole for 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Related Chronic Cough(위식도역류질환 관련 만성 기침에 대한 펙수프라잔 대 에스오메프라졸의 효능 및 안전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은 위식도역류에 의한 만성 기침 환자에서 펙수클루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한 평행, 이중눈가림, 무작위배정, 활성대조, 연구자 주도, 제4상 임상시험의 결과에 관한 것이다. 임상시험은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부산대학교병원, 양산부산대학교병원, 가천대 길병원, 충북대학교병원, 연세대학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등 8개 기관에서 수행했다.

과도하게 분비된 위산은 역류하며 식도 점막을 자극하는데, 이러한 증상이 지속하면 만성 기침을 유발할 수 있다. PPI의 경우 위식도역류질환이 있는 환자의 만성 기침을 개선하는 데 위약보다 이점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지만, P-CAB 제제는 이와 관련한 치료 역할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등 8개 기관의 공동 연구진은 펙수클루와 가장 대표적인 PPI 성분 에스오메프라졸의 만성 기침 치료 효과를 비교하는 4상 탐색적 연구에 나섰다. 만성 기침과 관련해 펙수프라잔과 에스오메프라졸의 효능을 직접 비교한 이전 연구가 없었던 만큼, 연구진은 펙수프라잔의 효능이 에소메프라졸과 유사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피험자는 총 190명이다. 이 중 161명이 선정 기준을 충족해 펙수클루 투여군(80명)과 에스오메프라졸 투여군(81)으로 무작위 배정됐으며, 총 150명이 최종적으로 연구를 완료했다.

연구 논문에 따르면, 치료 시작 후 8주 차에 평가한 펙수클루 투여군의 레스터 기침 설문지(LCQ, 만성 기침 평가 척도) 총점의 평균 변화는 4.9±4.0으로, 에스오메프라졸 투여군 5.3±3.8과 비슷한 수준으로 상당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두 치료군의 점수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며,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모든 LCQ 영역에서 일관되게 개선이 나타났다.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반응(LCQ 점수 개선≥1.3으로 정의)은 펙수클루 투여군이 78%, 에스오메프라졸 투여군이 79%였다.

기침 중증도 수치 평가 척도(NRS) 점수 역시 두 치료군이 비슷했다. 펙수클루 투여군의 NRS 평균 변화량은 –3.8±2.7, 에스오메프라졸 투여군은 –3.1±2.1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p=0.073). 이들 치료군은 일일 기침 심각도 NRS 점수 감소 패턴도 유사했다.

역류 질환 설문(RDQ) 총점 평균 변화도 펙수클루 투여군 -1.8±1.3, 에스오메프라졸 투여군 –1.5±1.2로 비슷했다(p=0.230).

연구진은 피험자가 기존에 앓고 있던 위산 역류 증상의 심각도가 만성 기침 치료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피험자들을 경증, 중등도, 중증 범주로 계층화한 뒤 사후 민감도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경증 역류 증상에서는 에스오메프라졸 투여군의 LCQ 점수 개선 효과(p=0.034)가, 중증 역류 증상에서는 펙수클루의 NRS 점수 개선 효과(p=0.040)가 유의미하게 더 컸다. 펙수클루는 중증 역류 증상을 보이는 피험자에서 에스오메프라졸 대비 LCQ 점수도 더 많이 개선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았다.

경증 역류 증상에서 NRS 점수의 변화와 중등도 역류 증상에서 LCQ 및 NRS 점수 변화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상반응(TEAE) 발생률은 두 치료군이 유사했다. 심각한 이상반응은 에스오메프라졸 군에서 인대 염좌 1건 보고됐으며, 펙수클루 투여군에서는 환자 1명이 상부 위장 통증과 메스꺼움으로 치료를 중단했다.

연구진은 “펙수클루는 위식도역류질환 관련 만성 기침 환자의 기침 관련 삶의 질 개선 및 기침 심각도 감소에 있어 PPI인 에스오메프라졸과 유사한 효과를 나타냈다”며 “이러한 결과는 위산 역류 관련 만성 기침 치료에 있어 PPI를 대체할 수 있는 유망한 대안으로서 P-CAB의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 펙수클루 적응증 개발 가속

NSAIDs 유도 궤양 예방 승인 초읽기

헬리코박터 제균 3상 환자 모집 완료

대웅제약은 현재 펙수클루의 후속 적응증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NSAIDs 유도 소화성 궤양 예방 적응증이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에는 헬리코박터 제균 3상 임상시험도 막바지에 돌입했다.

대웅제약의 신약 개발 자회사 아이엔테라퓨틱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박멸을 위한 펙수클루와 항생제 병용요법 3상 임상시험의 피험자 모집을 지난달 완료했다.

약물 투여 기간은 14일이고, 약물 투여를 마친 뒤 28~56일이 지난 시점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율을 평가하는 만큼, 올해 상반기 안에는 임상시험 종료가 가능할 전망이다.

펙수클루는 NSAIDs 유도 소화성 궤양 예방 적응증 추가도 초읽기에 들어선 상태다. 앞서 대웅제약은 지난 2023년 말 펙수클루의 NSAIDs 유도 소화성 궤양의 예방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3상 임상시험을 마쳤다. 총 42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약 2년 반 동안 임상시험을 진행했으며 대조약으로는 ‘란스톤캡슐(성분명 : 란소프라졸)’을 사용했다.

회사는 이 3상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식약처에 관련 적응증 허가 신청을 완료해 올해 안에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펙수클루는 지난 2022년 7월 대웅제약이 출시한 국산 34호 신약이다.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인 히스타민-2 수용체 길항제(H2RA)와 PPI 계열 치료제의 단점을 개선해 빠르고 안정적으로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P-CAB 계열의 3세대 치료제다.

지금까지 보유한 적응증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와 급성위염 및 만성위염의 위점막 병변 개선(10mg 용량 한정) 등 두 가지다. 다만, 위염 적응증의 경우 그동안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펙수클루’ 10mg 용량 제품은 출시가 미뤄지고 있었는데, 최근 해당 적응증이 건강보험 급여를 획득하면서 대웅제약은 ‘펙수클루’ 10mg 용량 제품을 발매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