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보건복지부의 의사 인력 수급추계위원회 구성 강행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의협은 29일 입장문을 내고 “과학적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된 의대 증원 사태가 1년 넘게 지속됨에 따라 국민 모두 피해자가 됐고, 급기야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적 혼란까지 야기됐음에도 정부와 복지부는 현 사태에 대한 일말의 반성과 책임은 고사하고 의료개혁 특위 지속,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및 의료개혁 실행방안 등을 여전히 고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 협회는 최근 수급추계위 법안 또한 제정 취지였던 전문성, 독립성, 투명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성급하게 통과된 측면이 있음에도 의료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복지부는 공포된 법에 따라 추계위를 서둘러 구성한다는 명목으로 10일의 기한 내에 위원을 추천하라는 일방적인 공문을 발송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추계위 구성에 협조하려 해도 복지부에서 추천 요청을 한 구체적인 단체와 위촉 정원, 그리고 최종 선정 기준과 방법 등이 불확실해 이를 명확히 해달라는 요청 공문을 보냈지만, 복지부는 아무 답변도 없이 의협을 무시하고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복지부는 그간 법안 심의 과정에서 여러 차례 거론됐던 공급자를 대표하는 단체가 의협이라는 명백한 사실까지 부정하며 의협 외 다른 단체에게 위원 추천 공문을 보냈고, 언론에는 의협이 아닌 의료계 단체에서도 공급자 측 위원을 추천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후안무치한 모습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의협은 “의협 외 복지부의 위원 추천 공문을 받은 단체와 기관에서는 소속된 구성원의 목소리와 입지를 위해 어떤 식이라도 회신해야 하는 혼란 상황이 되었는데, 이는 정부에서 의료계를 분열시키기 위한 전형적이고 비겁한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새로운 대통령, 새 정부 출범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복지부는 의료사태를 해결하려는 노력과 망가진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복원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진정한 정부 기관의 역할이고 의무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비록 추계위 법안이 불완전하고 우려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우리 협회는 의료사태 종식과 국가 위기 해결을 위해 적극 협조할 것이나, 복지부의 위원 추천 시작 과정부터 투명성 논란이 제기되고, 최종 위촉 단계까지 의혹이 지속된다면 끝까지 문제점을 지적하며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