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대한의료정책학교가 주최하는 '의대교육 정상화를 위한 의과대학 학생 간담회'에 참여해 의대생 및 사직전공의들과 논의를 주고받았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교육부가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동결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며 이 장관이 직접 의대생들을 만나는 것도 처음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7일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확정했다.

이날 간담회는 인사말과 모두발언을 제외하고 비공개로 이뤄졌으며, 의대생 및 전공의 측은 참여 예정 인원 15명으로 알려져 있다. 질의내용은 공개되지 않으나, 24·25학번이 함께 교육받아야 하는 현황과 수업 복귀 및 의대교육 정상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이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학생들을 직접 만나고 싶었는데,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렇게 만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 장관으로서 학생 여러분이 오랜 시간 학교 밖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안타까웠다"며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이 개별적인 정책 때문이라기보다, 오랫동안 쌓여온 정부와 의료계의 불신에 있다는 지적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의료개혁 추진 과정 중 야기된 갈등 속에서 정부가 가장 고심했던 부분 역시 정부와 의료계 간 신뢰 회복이었다"며 "오늘 이 자리가 학생들과 교육부는 물론, 의료계와 정부 간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밝혔다.

이 장관은 또한 2개 학번이 함께 교육받아야 하는 현황에 대해서도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KAMC)와 함께 논의해 해결방안을 마련하는중이라는 입장을 표했다. 그는"24·25학번을 분리교육하고, 24학번이 먼저 졸업할 수 있는 다양한 모델을 이미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별로 학생 여러분의 의견과 교육여건에 따라 여러 모델 중 하나를 선택해 실제 교육현장에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해 각 대학의 교수들이 참여하는 교육과정 설계팀을 통해 각 대학에 가장 적합한 교육모델을 바탕으로 구체적 교육과정을 구성 중"이라고도 밝혔다.

나아가 "본과 3·4학년 임상실습도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역 의료원과의 연계를 통한 임상실습기관 확대 방안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며, "(두 학번의)개별 교육과정에 따른 졸업 후 의사 국가시험과 전공의 정원 배정, 전공의 모집일정 및 향후 전문의 자격시험 일정 유연화는 이미 복지부와 협의를 완료했고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장관은 "그간 정부와 의료계 간 진정성 있는 소통이 부족했기에 의료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져 왔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교육부는 의학교육 발전을 위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기 위해 '의학교육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표했다.

그는 "위원회에 교수를 비롯한 의학교육 전문가 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참여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더 진솔하게 소통하며 우리 모두 하나의 마음으로 한 명 한 명 훌륭한 의료인으로서의 성장과 대한민국 의대교육의 발전을 함께 만들어 가기를 희망한다"고 발언했다.

토론회를 마친 이후 이 장관은"학생들과정부와 의료계 간 신뢰회복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신뢰를 회복해 상당히 소중한 첫 걸음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가장 중요한 건 서로신뢰하고 한마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늘 (토론회가) 좋은 출발이 될 것 같다"며"오늘을 계기로 의대생들이 복귀하고 정부 정책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제안하며 정부가 수용해 정책을 개선하는 선순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대한의료정책학교는 사직전공의와 최안나 前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등이 모여 세운 의료정책 논의 단체다. 대한의료정책학교는 지난달 30일 개교했으며, 4개의 모듈을 바탕으로 올바른 보건의료 정책 이해 및 제안 능력을 갖춘 의료인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