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코로나19 기간 폐업한 소아청소년 전문의 3명 중 1명 이상은 소아과와 무관한 진료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학회의 국제학술지인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따르면, 노진원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교수와 구준혁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혁신센터 주임연구원 등은 심평원 자료 등을 활용해 소아과 폐업 현황과 이후 경로 등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전국 소아청소년과 의원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229곳에서 2022년 2135곳으로 94곳 줄었다. 또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총 295곳의 소아과 의원이 개원하고, 379곳이 폐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이 소아과 폐업에 미친 요인들을 분석한 결과, 원장 나이가 65세 이상이거나, 개업한 지 5년 미만인 경우에 상대적으로 폐업 위험이 더 컸다.

해당 기간 소아과를 폐업한 소아과 전문의 364명을 추적한 결과, 29.7%인 108명은 현재 의료기관 근무 이력이 확인되지 않았는데, 이는 은퇴했거나 잠시 쉬는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폐업 이후 다른 소아과 관련 의료기관에 취업해 근무 중인 사람은 34.9%인 127명이었다. 나머지 35.4%인 129명은 소아과와 관련 없는 의료기관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특히 이 중 102명은 소아과가 아닌 다른 의원에서, 24명은 요양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었으며 한방병원과 정신병원에서 근무하는 인원도 각각 2명과 1명이 있었다.

다른 의원에서 근무하는 102명 중 74명은 진료과가 표시되지 않은 일반의원에서 진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소아과 엑소더스가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소아청소년과는 중요한 필수의료 분야로, 정부는 소아과의 불가피한 붕괴와 그에 따른 전문의 이탈을 막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지 의사 공급을 늘리는 방식으로는 이탈을 막을 수 없다”며 “소아과 전문의들이 전공 분야에 오래 남게 하기 위해서는 근무 환경 개선과 공정한 보상을 보장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