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물리치료사협회(KPTA, 회장 양대림)은 정부의 비급여 관리 및 실손보험 개편안에 대해 18일 "국민 건강권을 침해하는 개편안"이라고 비판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KPTA의 이번 입장문은 정부가 지난 1일 도수·체외충격파 치료 등 비급여 항목을 중점 관리한다는 취지로 선보인 개혁안에 대한 것으로, 협회 근골격물리치료종별학회(학회장 김명준)에 소속된 11개 분과학회 모두가 연합해 발표했다.

이들은 개편안과 관련해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 의료 전문가 및 환자 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의료개혁 방안 마련을 요구한다"며 "비급여 관리급여 전환 정책을 재검토해 국민 건강권을 침해하는 실손보험 개편안의 철회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KPTA는 이번 개혁안이 KPTA를 비롯한 전문 의료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일방적 정책이라는 입장이다.

KPTA는 "이번 정책발표는 국민의 의료 접근성을 제한하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저해할 우려가 크며 특히, '비급여 관리급여 전환' 정책은 의료계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조치"라며 강력한 반대를 표했다.

이어 "정부는 도수치료 및 체외충격파 치료를 포함한 비급여 항목을 '관리급여'로 편성하여 국민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문제 있는 정책"이라며 반박했다. KPTA는 "(해당 항목이) 관리급여로 편입될 경우, 보험사의 지급 기준이 더욱 강화되고, 실질적인 보장 범위가 줄어들어 본인 부담만 90~95% 증가하는 '가짜 보험급여'에 불과하며, 환자들이 치료받을 기회를 더 박탈당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는 실손 보험사의 손해율을 명분으로 일방적인 의료 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며, 정작 의료 현장의 당사자인 물리치료사 단체 및 의료 전문가들의 의견은 완전히 배제하고 진행되는 의료정책 개편 안을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공공의료 정책이 아닌, 민간 보험사만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편향적인 조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개편안은 정부의 주장과 달리, 실손 보험사의 경제적 부담만 줄일뿐 국민 의료비 가중과 물리치료사의 업무를 직업적으로 축소시키는 등 악영향이 더 커 다양한 의료 전문가들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KPTA는 "물리치료사의 업무를 질적으로 발전시키고, 전문화될 수 있는 도수치료 제도를 지원하는 정책으로 개선해 주기를 바란다"고 역설했다.

더불어 이번 개편안을 "의료 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국민의 치료 기회를 빼앗고 물리치료사의 직업권에도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며 "정부의 졸속 행정을 강력히 규탄하며, 국민에게 부담만을 전가하는 정책을 반드시 국민을 위한 의료정책이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KPTA는 김명준 근골격물리치료종별학회장(경동대 물리치료학과 교수)의 연구를 기반으로 도수치료의 효과도 강조했다. KPTA는 "지금까지 도수치료는 국내외 및 세계적 학술대회에서 근·골격계 환자들의 통증감소와 기능회복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와 임상 데이터들을 통해서 그 효과가 이미 입증된 치료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고시(제2005-85호)에서도 근골격계 질환과 급·만성 통증 치료에 도수치료가 사용될 수 있음을 오래 전부터 인정해 오고 있다"며 "도수치료는 전세계적으로 근골격계 질환 환자들에게 필요한 필수적인 치료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의료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KPTA에 따르면 박현식 대한정형도수물리치료분과학회장도 개편안 시행에 대해 "환자들이 현재 건강보험에서 포함하지 못하는 도수치료 및 체외충격파 치료와 같은 환자 맞춤형 치료 등에 대한 선택권 박탈과 물리치료사의 전문화된 도수치료 업무 범위가 과도하게 축소될 것이며, 이와 같은 조치는 많은 만성 근골격계 통증 환자들의 높은 경제적 개인 부담과 많은 임상 물리치료사의 강제적 업무 범위 축소로 인해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입장문은 김 종별학회장의 이름으로 발표됐다. 참여한 학회는△대한정형도수물리치료분과학회(학회장 박현식) △대한칼텐보른-에브옌스정형도수치료분과학회(학회장 백인협) △대한근신경조절물리치료분과학회(학회장 이유방) △대한메이틀랜드정형도수물리치료분과학회(학회장 안호정) △대한연부조직도수물리치료분과학회(학회장 이종삼) △대한기능도수물리치료분과학회(학회장 남기석) △대한근골격발란스테이핑물리치료분과학회(학회장 양재만) △대한신경정형물리치료분과학회(학회장 김승준) △대한자세운동과학물리치료분과학회(학회장 주명규) △대한척추교정물리치료분과학회(학회장 오승길) △대한오스테오파시도수치료분과학회(학회장 김중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