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시우] 미국 의회 자문기구인 신흥 바이오기술 국가안보위원회(NSCEB)가 8일(현지시간) 미국 국가 안보를 보호하고 중국의 바이오기술을 견제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 미·중간 바이오 분야 패권 경쟁이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이 바이오기술 혁신의 글로벌 리더였으나 이제 중국에 뒤처질 위험에 처할 정도로 가까워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미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의회와 연방정부의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는 권고 사항을 담고 있다.

NSCEB(National Security Commission on Emerging Biotechnology)는 미국 국가 안보를 위해 바이오기술, 바이오 제조 및 관련 기술을 발전 및 보호하고 미국이 바이오 혁명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한시적이지만 영향력이 큰 입법 기관 자문 기관이다. 위원회는 의회가 임명한 위원으로 구성되며, 상원과 하원의 구성원과 산업계, 학계 및 정부의 전문가로 구성된다.

2년간의 연구와 민간 및 공공 전문가와의 협의를 통해 마련된 이번 보고서는 중국이 20년 동안 바이오기술을 전략적 우선 순위로 삼았던 가운데 빠르게 바이오기술 지배 위치로 부상하고 있다는 냉정하고 무서운 결론을 도출했다. 보고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은 향후 3년 동안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뒤처질 위험이 있으며, 결코 회복할 수 없는 좌절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한때 바이오기술에서 미국의 우위는 반박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중국의 기술 대기업 바이두(Baidu)는 생명과학 및 AI 회사인 바이오맵(BioMap)을 설립하는 등 중국은 AI 기반 바이오기술 분야 강자로 부상했다.

중국 정부 지원으로 큰 혜택을 받고 현재 3만 8000명의 직원과 2023년 약 6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WuXi AppTec은 바이오기술 분야에서 화웨이와 같은 기업이 되었다.

이 때문에 미국 바이오제약기업들의 79%는 중국 기반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는 행동을 위한 6가지 원칙과 49가지 권장 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위원회의 주요 권고 사항은 미국 정부가 향후 5년 동안 최소 150억 달러(한화 약 22조 원)를 투자하여 미국 바이오기술 부문에 더 많은 민간 자본이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금액이 조금이라도 줄어들면 미국의 혁신과 제품 개발에 걸림돌이 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위원회는 “미국 바이오기술의 발전은 승자를 고르지 않고 경쟁을 촉진하는 동시에 중국의 비시장적 행동을 무디게 함으로써 경쟁의 장을 평준화하는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을 필요로 한다”며 “독창성은 자유 기업에서 번성하지만, 분기별 수익에 대한 압박은 기업이 과감한 기술적 도약을 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역할은 나태한 관료주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민간 자본을 확보하고 규제를 간소화하여 미국 엔지니어와 기업가들이 가장 잘하는 일, 즉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보고서는 중국에 대한 특정 바이오기술 투자나 민감 정보 유출을 규제하고, 특정 중국 공급기업 이용 금지 등의 조치도 권고하고 있어, 중국에 대한 아웃바운드 투자나 작년에 통과되지 못한 생물보안법이 다시 발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래는 미국이 중국 바이오기술을 견제하기 위해 제시한 6가지 행동 원칙이다.

▷ 기본 원칙 1: 국가 차원에서 바이오기술을 우선시

20년 전, 중국 공산당은 바이오기술을 전략적 우선순위로 삼았다. 미국 정부의 접근방식은 단편적이고 조율되지 않았으며, 국가 바이오기술 전략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고위급 부서 및 기관 리더십이 여전히 부족하다. 미국은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함으로써 이러한 전략적 약점을 해소해야 한다.

1.1a 의회는 대통령 집무실 내에 국가바이오기술조정국(National Biotechnology Coordination Office, NBCO)을 설립해야 하며, 대통령이 임명한 국장은 바이오기술 경쟁 및 규제에 관한 부처간 조치를 조율해야 한다.

▷ 기본 원칙 2: 미국 제품의 생산규모 확대를 위한 위해 민간 부문 동원

중국은 정부 보조금과 투자를 통해 선도 기업들에게 값싼 자본을 제공하고 있지만, 미국의 강력한 민간 시장은 여전히 미국의 핵심 장점이다. 우리는 국가 바이오기술 우선순위를 발전시키기 위해 자본 시장을 활용해야 한다. 복잡한 규정, 활용도가 낮은 자본, 제한된 국내 스케일-업 역량, 불충분한 보호 장치 등으로 인해 바이오기술 부문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없다. 우리 기업들이 공정한 기반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미국은 탄력적인 바이오기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2.1a 의회는 연방 규제 기관이 시장에 대한 간단한 경로를 만들고 친숙한 제품을 불필요한 규제에서 면제하도록 지시해야 한다. 2.2a 의회는 비정부 관리자가 이끄는 독립투자기금(Independence Investment Fund)을 설립하고 자금을 지원해야 하며, 이 기금은 미국의 국가 및 경제 안보를 강화하는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해야 한다.

2.3a 의회는 에너지부와 상무부가 상용화 전 바이오산업 제품 스케일-업을 위해 전국에 제조 시설 네트워크를 개발할 수 있도록 승인하고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2.4a 의회는 국토안보부에 지시하여 바이오기술 인프라와 데이터가 ‘중요 인프라’에 포함되도록 보장해야 한다.

2.5a 의회는 상장 기업이 우려 대상 국가에 위치한 공급망 취약성의 단일 지점을 공개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2.5b 의회는 미국 국가안보기관 및 보건복지부와 협력하는 기업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것으로 간주되는 특정 중국 바이오기술 공급업체를 이용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

▷ 기본 원칙 3: 국방용 바이오기술의 이점 극대화

생물학은 전쟁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하지만, 국방부(DOD)는 바이오기술 지원 역량을 배치하지 않아 군을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는 중국 공산당이 윤리적 제약 없이 발전시키기 전에 미국의 가치에 부합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3.1a 의회는 국방부가 미군을 위한 바이오기술의 윤리적 사용을 위한 원칙을 정의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하도록 지시해야 한다.

3.2a 의회는 국방부가 민간 기업과 협력하여 국방부의 요구에 중요한 제품을 바이오 제조하기 위해 전국에 상업 시설을 건설하도록 지시해야 한다.

3.3a 의회는 미국 자본이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특정 바이오기술에 대한 중국 개발을 지원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해외 투자 규칙을 요구해야 한다.

▷ 기본 원칙 4: 전략적 경쟁자를 앞지르는 혁신

우리의 혁신적인 강점을 활용하려면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우리는 중국이 이미 그랬던 것처럼 생물학적 데이터를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것으로 취급해야 한다. 우리는 연구자들이 미국에서 최고의 연구를 계속 수행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갖출 수 있도록 해야한다. 또한 안전, 보안, 책임을 강조하여 혁신의 규범과 기준이 미국의 가치와 이익에 부합하도록 해야 한다.

4.1a 의회는 에너지부가 연구자들이 고품질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단일 진입점인 WOBD(Web of Biological Data)를 만들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4.2a 의회는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대량의 민감한 생물학적 데이터를 입수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기존 정책을 감독하고, 타당한 경우 새로운 정책을 추가해야 한다.

4.3a 의회는 기존의 국립연구소(National Laboratory) 네트워크 내에 바이오기술센터(Centers for Biotechnology)를 설립하여 거대한 연구 과제를 지원해야 한다.

4.4a 의회는 행정부가 안전하고 책임감 있고 책임감 있는 바이오기술 연구와 혁신을 진전시키도록 지시해야 한다.

▷ 기본 원칙 5: 미래의 바이오기술 인력 구축

미국의 가장 큰 힘은 항상 국민이었지만 현재 미국에는 바이오를 아는 노동 인구가 부족하다. 연방 부처 및 기관은 직원들이 바이오기술을 발전시키고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절한 기술과 훈련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는 또한 국내 바이오기술 인력을 강화하고 국내외에서 인재 파이프라인을 유지해야 합니다.

5.1a 의회는 인사관리국(Office of Personnel Management)이 부처간 전반에 걸쳐 바이오 기술 분야의 인력 교육을 제공하도록 지시해야 한다.

5.1b 의회는 연방 기관이 국가 안보 및 신흥 바이오기술 문제에 대해 필요한 전문 지식을 갖추도록 보장해야 한다.

5.2a 의회는 국내 바이오제조 인력 교육 프로그램의 영향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 기본 원칙 6: 동맹국과 파트너의 집단적 강점 동원

우리의 동맹국과 파트너국들은 이미 바이오기술을 촉진하고 보호하기 위한 자체 정책을 시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은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오기술의 힘을 활용하기 위해 연구, 인재, 상업화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협력해야 한다.

6.1a 의회는 국제 바이오기술 정책, 연구 개발(R&D) 및 공급망 확보에 적절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국무부의 국제기술안보 및 혁신기금(International Technology Security and Innovation Fund)의 범위에 바이오기술을 포함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