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보건복지부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비급여 보고, 진료비 실태조사, 비급여 조사 등을 시행하면서 상당수 조사 항목이 중복됐다고 지적했다.

건보공단은 지난 2020년 12월 개정된 ‘의료법’ 제45조의2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42조의3 시행에 따라, 의료보장성 정책을 위한 기초 통계 확보 및 비급여 관련 정보 제공을 통해 국민의 알 권리와 합리적 의료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해 ‘비급여 보고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비급여 보고제도’는 의료기관의 보고자료 제출에 따른 행정부담 완화를 위해 전산 자료 추출프로그램을 의료기관과 전산업체에 맞게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추출한 자료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건보공단은 2004년부터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를 실시해 건강보험환자가 치료 목적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해 발생한 비급여 진료비를 포함한 총 진료비를 파악하고, 건강보험 보장률, 법정 본인부담률, 비급여 본인부담률을 산출해 건강보험 정책 개선 방안 논의를 위한 기초자료를 구축하는 조사를 매년 하고 있다.

이 조사는 매년 2600여개 병원에 조사 협조를 요청하고, 조사표를 요양 기관과 전산업체에 우편으로 발송, 진료비실태조사 관리시스템을 통해 조사자료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진료비 실태조사와 같이 진행되는 ‘비급여 상세내역조사’는 비급여 진료비의 구성 및 현황을 파악하고 비급여 관리와 건강보험 정책 추진을 위한 객관적 근거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데, 해당 조사는 진료비 실태조사와 조사 방식은 같고, 표본 수는 매년 2000여개 병원 정도를 대상으로 한다.

‘비급여 보고’, ‘진료비 실태조사’, ‘비급여 조사’의 각각 자료수집 내용을 보면, ‘비급여 보고’는 선별된 비급여 항목의 단가, 빈도, 상병명, 주 수술명 등 진료 내역 1068개 항목을 조사한다.

‘진료비 실태조사’는 대상 의료기관에서 2개월간 실시하는 모든 급여, 비급여 항목을 조사하며, ‘비급여 조사’는 대상 의료기관에서 2개월간 실시하는 모든 비급여의 1일 실시 횟수, 총 실시 횟수, 급여 및 비급여액을 더욱 상세하게 조사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이 3종의 조사자료 수집내용을 보면, 개별적인 조사가 시행되기는 하지만, 특히 비급여 관련 조사내용은 일부 유사 또는 중복 항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조사 종류별 비급여 항목을 통합 관리해 일부 유사 또는 중복 항목을 방지하고 결과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행정비용의 감소를 모색할 수 있는 방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료비 실태조사’의 급여 항목 조사는 공단이 의료기관에 요양급여 비용을 지급하는 주체로서 별도 조사를 통해 수집할 수 있는 자료보다 더 광범위한 자료수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 또한 공단 내부에서 자료수집에 대한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복지부는 건보공단이 각 조사 시에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인센티브의 지급 근거가 미비하다는 점도 짚었다.

공단이 조사 종류별로 의료기관 및 전산 업체에 지급하는 인센티브 내용을 보면, ‘비급여 보고’의 경우 조사 기간 내에 자료를 제출하는 의료기관에 종별과 관계없이 10만 원의 인센티브를 지원하는데, 복지부는 “이 인센티브가 어떤 도움이 될지 의문이며, 금전적 지원이 아닌 좀 더 유효한 지원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진료비 실태조사’와 ‘비급여 조사’의 경우 요양기관의 종별 인센티브를 정하고 기관 수를 곱한 금액의 총액을 다시 기관 수로 나눈 금액을 단위 금액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때 활용하는 종별 인센티브의 산출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인센티브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조사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자 한다면, 조사 업무에 소요되는 인적 물적 자원을 면밀하게 검토해 합리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진료비 실태조사’와 ‘비급여 조사’는 같은 기간에 같은 의료기관으로부터 자료를 제공받는 조사이고, 제공자료의 난이도에 차이가 있음에도 같은 금액의 인센티브가 제공되고 있어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공단 이사장에게 “비급여 보고제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비급여 상세내역조사 등 비급여 관련 진료비 조사의 통합관리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길 바라며, 특히 각 조사에서 의료기관 등에 지급되는 인센티브의 산출 근거를 명확히 검토해 합리적으로 설정될 수 있도록 조정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