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휴온스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개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동물실험을 통해 우수한 약효를 확인한 상태로, 국내 5번째 P-CAB 신약 개발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특허청에 따르면, 휴온스는 ‘신규한 이미다조피리딘계 화합물 및 이를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위장관 염증 질환 또는 위산-관련 질환의 예방, 개선 또는 치료용 조성물’ 발명에 대한 특허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발명은 휴온스가 신규 발굴한 P-CAB 계열 신규 화합물에 관한 것으로, 등록이 완료되면 물질특허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개된 출원 명세서에 따르면, 휴온스는 120개의 이미다조피리딘계 화합물 후보물질을 추려낸 뒤 생체 외(in vitro) 실험을 통해 프로톤 펌프 억제 활성을, 생체 내(in vivo) 실험을 통해 위산분비 억제 효과를 확인해 발명을 완성했다.
회사가 수행한 생체 외 실험 결과를 살펴보면, 이들 120개 화합물을 모두 프로톤 펌프 활성에 대한 억제 효능을 가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휴온스 연구진은 이들 화합물에 대한 IC50(프로톤 펌프 활성을 50% 억제하는 데 필요한 농도) 값을 평가해 그 결과를 AA(50nM 미만), A(50nM 이상, 100nM 미만), B(100nM 이상, 500nM 미만), C(500nM 이상) 등 4개 등급으로 나눴다.
그 결과, C등급은 17개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모두 B등급 이상이었다. 특히 A등급과 AA등급은 각각 30개, 28개로 전체 후보물질의 절반에 가까웠다. 더욱 눈에 띄는 점은 비교군으로 설정한 HK이노엔의 P-CAB 신약 ‘케이캡(성분명 : 테고프라잔)’이 C등급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휴온스가 자체 발굴한) 화합물은 대표적인 P-CAB 제제인 테고프라잔과 비교해 동등 이상의 프로톤 펌프 활성에 대한 억제 효능을 가지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한발 더 나아가 생체 내에서 위산분비 억제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 생쥐실험을 진행했다. 화합물의 위산분비 억제 활성 비율을 A등급(90% 이상), B등급(80% 이상, 90% 미만), C등급(70% 이상, 80% 미만)으로 구분해 평가를 진행했는데, 120개 화합물 중 9개 화합물이 A등급을 받았다.
이들 9개 화합물은 앞서 프로톤 펌프 활성 억제 효능을 평가한 시험관 내 실험에서도 모두 AA등급을 받아내 P-CAB 신약 후보 물질로서 잠재력을 나타냈다. 참고로 생체 내 실험에서는 음성 대조군만 활용하고, 테고프라잔과 비교 평가는 진행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발명에 따른 신규한 이미다조피리딘계 화합물 또는 이의 약학적으로 허용 가능한 염은 가역적 양성자 펌프 억제제로 작용할 수 있다”며 “위산분비를 효과적으로 억제해서 위장관 염증 질환 또는 위산 관련 질환의 예방, 개선 또는 치료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P-CAB 신약 경쟁 3파전 돌입
대원제약, ‘DW4421’ 개발 가속
P-CAB 제제는 현재 위산분비 억제제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는 약물이다. 지난 2019년 최초의 국산 P-CAB 제제인 HK이노엔의 ‘케이캡’이 등장한 이후 4년여 만에 시장 규모가 2000억 원대로 성장했다.
‘케이캡’에 이어 2021년 대웅제약 ‘펙수클루(성분명 : 펙수프라잔)’, 지난해에는 제일약품 ‘자큐보(성분명 : 자스타프라잔)’가 시장에 진입하며 현재 국내 출시된 P-CAB 제제는 3개로 늘어났다.
이에 더해 대원제약도 일동제약으로부터 도입한 P-CAB 신약 후보 물질 ‘DW4421’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2상 임상시험을 승계받은 뒤 불과 6개월 만에 시험을 마친 것인데, 이르면 연내 3상 임상시험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대원제약이 ‘DW4421’ 개발 속도를 바짝 끌어올리는 이유는 오는 2028년이면 다케다제약의 P—CAB 신약 ‘보신티(성분명 : 보노프라잔)’의 물질특허가 끝나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보신티’ 제네릭 개발과 특허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들보다 앞서 제품을 상용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휴온스의 P-CAB 신약 개발 현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보신티’ 제네릭이 수년 내 상용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휴온스가 어느 시점에, 어떤 전략으로 P-CAB 신약 개발을 본격화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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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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