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r>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벨기에 제약회사인 UCB의 뇌전증 치료제 ‘브리비액트’(성분명: 브리바라세탐)의 국내 출시가 기약없이 늦어지자 그 빈틈을 제네릭이 파고드는 모양새다.
환인제약은 ‘WIG-2202’에 대한 생동성 시험 참여자 모집을 개시했다. 시험은 건강한 성인 36명을 대상으로 ‘WIG-2202’와 ‘WIG-2202-R’의 생물학적 동등성을 평가하는 것으로, 투약은 오는 5월 2일까지 진행된다.
‘WIG-2202’은 본지 취재 결과 ‘브리비액트’의 제네릭인 것으로 확인됐다. ‘브리비액트’는 뇌의 신경전달 물질을 저장하는 소포(SV2A)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과도한 신경 신호 전달을 억제하고, 이를 통해 경련 증상을 줄이는 기전이다.
이 약물은 현재 널리 활용되고 있는 UCB의 ‘케프라정’(성분명: 레비티라세탐)과 동일한 기전이지만, SV2A에 작용하는 표적 능력이 더욱 개선되었다. 때문에 3세대 항경련제라는 별명이 붙었다.
참고로, 1세대 항경련제는 1950년대부터 등장한 뇌전증 치료제로, 부작용 위험이 높았다. 1990년대에 등장한 2세대 항경련제는 이러한 부작용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었다. 2세대 약물이 주로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했다면, 3세대 항경련제는 유효성까지 더욱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16년 2월 만 16세 이상의 뇌전증 환자에서 2차성 전신발작을 동반하거나 동반하지 않는 부분 발작치료의 부가요법제로 ‘브리비액트’를 처음 허가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약 3년 뒤인 2019년 3월 ‘브리비액트’를 허가했다. 그러나 UCB의 한국 지사인 한국유씨비제약은 보건복지부와의 ‘브리비액트’ 약가 협상을 타결짓지 못하면서 국내에서는 허가만 받아놓고 출시는 하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브리비액트’의 특허 만료 시점이 다가오자 환인제약은 복제약을 통한 새로운 수익 창출을 노리며 ‘WIG-2202’의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오리지널과 무관하게 제네릭 품목이 급여 등재를 받고 시장에 출시된 경우는 꽤 흔하다. 가령 UCB의 또 다른 뇌전증 치료제 ‘빔팻’(성분명: 라코사마이드)은 지난 2010년 8월 식약처 허가를 취득했으나 국내에서는 비급여로만 판매되었다.
이 빈틈을 제네릭으로 파고든 약물이 바로 SK케미칼의 ‘빔스크정’(성분명: 라코사마이드)이다. SK케미칼은 2016년 8월 식약처로부터 ‘빔스크정’의 허가를 받고, 이듬해 2월에는 급여 등재까지 성공했다.
급여가 적용된 ‘빔스크정’의 환자 부담액은 ‘빔팻’ 대비 90% 낮아 자연스레 환자들의 선호도는 ‘빔스크정’으로 몰렸고, ‘빔스크정’은 이후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UCB는 결국 ‘빔스크정’이 급여 등재된 지 약 1년 3개월 만인 2018년 5월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환인제약 또한 이러한 전략을 겨냥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브리비액트’는 아직 국내에 출시조차 되지 않은터라 ‘WIG-2202’가 상용화되면 항경련제 시장에서 독자적인 지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브리비액트’의 특허 만료 기간은 오는 2026년 2월 21일까지다. 한국유씨비제약이 그 이전에 ‘브리비액트’ 약가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하고 국내에 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브리비액트’의 2024년 전 세계 매출은 전년(5억 7600만 유로) 대비 19% 증가한 6억 8600만 유로(한화 약 1조 904억 원)이었다.
헬스코리아뉴스
이충만
admin@hkn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