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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민수 울산대병원 교수
코로나19 확진자 3명 중 1명이 정신건강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는 국내 첫 장기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격리 기간 동안 불안, 우울, 자살 생각 등이 심화되는 경향이 확인되면서 정신건강 관리의 필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울산대병원 예방의학과 옥민수 교수 연구팀이 주도했으며, 2021년 6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울산 △기장 △양산에 설치된 3개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던 확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C Psychology 3월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전체 입소자 5163명 중 1941명(37.6%)을 대상으로 입소 시점과 퇴소 하루 전 두 차례 정신건강 상태를 조사했다. 모바일 설문을 통해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우울 △자살 생각 등의 항목을 평가했고, 정신건강 고위험군 여부를 분석했다.
입소 시점에는 661명(34.1%)이, 퇴소 전에도 648명(33.4%)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특히 입소 당시 고위험군으로 확인된 사람은 일반군보다 퇴소 시 우울 위험이 5.31배 높았다. 또한 심리상담을 요청했던 사람은 요청하지 않은 사람보다 2.33배 더 높은 우울 위험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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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의사신문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정신건강 변화를 장기적으로 추적한 유일한 사례로, 감염병 상황에서의 심리적 영향과 그 지속성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크다. 연구에는 △전진용 울산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유정아 울산 감염병관리지원단 △서정욱 공공보건의료사업팀 등 울산지역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교신저자인 옥민수 울산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은 "격리 상황에서 생기는 심리적 고통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반복적인 정신건강 모니터링과 유연한 중재 전략이 필요하다"며 "감염병 유행기에는 정신건강 관리체계가 반드시 공공의료 시스템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감염병 대응 과정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정식 공중보건 의제로 다뤄야 함을 보여주는 근거로 작용할 전망이며, 향후 정신건강 지원 정책 수립과 공공의료체계 설계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의사신문
남궁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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