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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벤처 투자 비만 치료제 분야에 몰린다

“매출 적은 유전자 치료제 개발 동력 상실 ... 강력한 정책적 지원 필요”

언론사

입력 : 2025.03.24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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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가 난치병의 희망으로 부상한 유전자 치료제 대신, 비만치료제 분야로 쏠리고 있다. 유전자 치료의 매출이 저조하자 돈이 되는 쪽에 투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로이터(Reuters) 통신은 21일(현지 시간), 유전자 치료제 전문 바이오 벤처 기업들의 투자 유치금이 갈수록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신 떠오르는 분야는 단연 비만 치료제.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전자 치료제 전문 바이오 벤처 기업들은 2024년 총 39번의 벤처 라운드(벤처 기업이 자금 조달을 위해 개최하는 투자 유치 단계)에서 14억 달러(한화 약 2조 원) 이하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2023년 35억 달러(한화 약 5조 원), 2022년 82억 달러(한화 약 12조 원)에 비해 각각 57%, 83% 감소한 수치다.

반면 비만 치료제 분야는 급격한 속도로 투자금이 늘어가고 있다. 2024년의 경우 전년(6억 3000만 달러) 대비 거의 3배나 증가한 17억 5000만 달러(한화 약 2조 5000억 원)의 금액을 모았다.

이는 어럽게 개발한 유전자 치료제가 수익성 측면에서 큰 실망감을 안기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미국 버텍스(Vertex)와 크리스퍼 테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의 ‘카스거비’(Casgevy, 성분명: 엑사감글로진 오토템셀·exagamglogene autotemcel)는 사상 첫번째 유전자 편집 치료제로 등장했지만 수익성은 기대 이하 수준이다.

‘카스거비’는 2024년 약 1000만 달러(한화 약 146억 원)의 수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1회 투약 비용이 220만 달러(한화 약 32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2024년 판매량은 겨우 5건에 불과했던 셈이다.

화이자(Pfizer)의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벡베즈’(Beqvez, 성분명: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fidanacogene elaparvovec)의 사정은 더욱 심각했다. 이 회사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4년 4월 출시된 이후 ‘벡베즈’로 치료를 받은 환자는 전무하다. 이에 화이자는 올해 2월 ‘벡베즈’의 미국 판매를 중단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기존 치료제와 유전자 치료제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2024년 기준 항체 약물인 ‘헴리브라’(Hemlibra, 성분명: 에미시주맙·emicizumab)의 매출은 50억 달러(한화 약 7조 3000만 원)에 달했지만, A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록타비안’(Roctavian, 성분명: 발록토코진 록사파보벡·valoctocogene roxaparvovec)의 매출은 2600만 달러(한화 약 381억 원)에 그쳤다.

업계는 정부 기관의 늑장 대응이 유전자 치료제 개발 외면 현상의 근원이라고 비판한다. 미국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은 로이터 통신에 “유전자 치료제는 전통 치료제와 달리 대량 생산을 통한 보급이 어렵다”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유전자 치료제는 1회 투약으로 모든 치료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량 생산을 통해 수익 창출을 추구하는 기업의 메커니즘과는 다른 특성을 지닌다. 따라서 유전자 치료제의 발전과 확산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강력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유전자 치료제의 환자 접근성과 기업 수익성을 모두 보장하기 위해서는 공보험을 통한 급여 적용이 필수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공보험 시스템은 여타의 국가와 달리 부족한 부분이 현저하게 많으므로 단기간 내 해결은 요원한 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유전자 치료제 급여 적용에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이다. 혈액암 원샷 CAR-T 치료제 ‘킴리아’(KimriaI, 성분명: 티사젠렉류셀·tisagenlecleucel)의 경우, 비급여 시 1회 투약 비용이 약 3억 6000만 원에 달했지만, 2022년 4월 보험 적용으로 환자 부담은 최대 598만 원 수준으로 줄어든 바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이충만 admin@hk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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