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만성 두통 환자들이 오히려 두통약을 끊어야 증상이 개선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산백병원 박홍균 교수팀은 309명의 약물과용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약물 중단 후 3개월 만에 두통 빈도와 강도가 현저히 감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약물과용두통은 한 달에 15일 이상 두통을 경험하며, 급성기 치료제를 과용하는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일반 진통제를 월 15일 이상, 편두통 특이 약물을 월 10일 이상 복용할 시 이 상태로 간주된다.
박 교수팀의 분석에 따르면, 과용하던 치료제를 감량한 환자군에서는 월평균 두통 일수가 치료 전 24일에서 치료 후 12일로 감소했으며, 완전히 중단한 환자군에서는 더 큰 효과가 있었다. 반면 과용을 유지한 경우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박홍균 교수는 "약물과용두통은 자주 복용할수록 악순환이 심해진다"고 설명하며, 예방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보톡스 주사나 항-CGRP 단일클론항체 등 예방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더욱 빠르게 증상이 호전됐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 문제를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로 지적하고 있으며, 박 교수는 "만성 두통을 겪는다면 먼저 약 복용 빈도를 점검해야 한다"며 전문가 상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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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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