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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타깃에 대한 표적 선택성을 극대화한 차세대 경구용 표적 항암제 후보물질이 국내 시장을 겨냥하며 기지개를 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8일 미국 바이오텍 기업인 타이라 바이오사이언스(Tyra Biosciences)의 경구용 표적 항암제 후보물질 ‘TYRA-430’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했다. 회사측은 FGF·FGFR 경로의 과도한 활성화를 보이는 진행성 간세포암종과 기타 고형 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TYRA-430’을 평가하는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TYRA-430’은 세포의 성장, 분화, 생존 등을 조절하는 수용체 단백질군인 FGFR(섬유모세포 성장 인자 수용체) 중 하위 유형 FGFR3과 FGFR4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 TKI) 후보물질이다.
FGFR는 보통 세포 성장과 분화를 촉진하여 인체 조직의 회복과 재생을 유도하는 티로신 키나아제다. 그러나 FGFR의 신호전달 경로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세포의 무한 증식을 초래하여 암, 특히 간암, 유방암, 폐암 등을 유발한다.
FGFR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는 FGFR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FGFR의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하는 기전으로, 현재 상용화되어 있다. 대표적인 약물은 독일 베링거 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의 ‘오페브’(Ofev, 성분명: 닌테다닙·nintedanib)다.
다만 기존의 약물은 타깃에 대한 선택성이 떨어지는 다중 표적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다. ‘오페브’만해도 FGFR의 하위 유형 단백질을 모두 표적하는 것에 더해 VEGFR, PDGFR, CSF1R, FLT3 등 여러 유형의 세포 증식 및 성장 인자를 표적한다.
이는 대부분의 단백질 티로신 키나아제가 매우 유사한 ATP(단백질의 결합 부위)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특정한 인자만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게 무척 까다롭기 때문이다.
물론 다양한 타깃에 작용하므로 암에 대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모든 타깃들이 암세포의 증식에 기여하지 않을 경우 다중 표적 치료제는 오히려 부작용만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각 FGFR의 하위 단백질 유형의 역할을 살펴보면 FGFR1은 중추신경계, 혈관, 면역 세포 FGFR2는 배아 발달, 조직 재생 FGFR3은 골격 형성 FGFR4는 간의 담즙산 생합성 분비 조절 등을 담당한다.
그렇다고 약물의 표적 선택성을 대폭 높이면 건강하게 기능하는 다른 티로신 키나아제까지 덩달아 표적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가 주사로 투약되는 항체 약물 대비 치료 유효성이 다소 떨어지는 이유다.
타이라 바이오사이언스의 ‘TYRA-430’는 기존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이 회사의 연구자들은 FGFR3 및 FGFR4의 특정 부위에 더 선택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분자 구조를 개발했고, 다른 하위 유형 또는 티로신 키나아제에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했다.
실제로 회사 측이 실시한 전임상 실험에 따르면, ‘TYRA-430’는 동물 모델에서 FGFR3 및 FGFR4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타이라는 지난 2022년 11월 미국에서 ‘TYRA-430’의 1상을 개시하며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호주, 프랑스, 스페인 등지로 임상 실시 지역을 확대하며 잠재 시장을 넓혀가고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식약처가 이번에 ‘TYRA-430’의 1상 IND을 승인하면서 우리나라도 임상 시험 실시 국가 목록에 포함되었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처음이다.
현재까지 FGFR3 및 FGFR4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는 ‘TYRA-430’가 유일하다. 만약 ‘TYRA-430’의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사상 첫번째로 타깃 선택성이 극대화된 FGFR 계열 티로신 키나아제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헬스코리아뉴스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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