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태윤 이대서울병원 중환자외과 교수
이화여대의료원(의료원장 유경하)은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의학 자문으로 참여한 김태윤 이대서울병원(원장 주웅) 중환자외과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김 교수는 '중증외상' 치료 시 가장 중요한 건 골든타임이며, 중증외상의 위험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23년 5월부터 11월까지 약 6개월 동안드라마 '중증외상센터' 의학 자문으로 참여했다. 해당 드라마는 이대서울병원과 드라마 세트장에서 촬영됐으며, 김 교수는 현실감 높은 드라마 제작을 위해 실제 의료현장에서 겪는 노하우를 전달했다.
드라마는 허구성을 더했으나 기본적으로 현실에 기반한다. 극중 대사처럼 교통사고나 추락 등의 이유로 누구라도 중증외상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
- (=넷플릭스 사진제공)
김 교수는 현장 자문 당시 주안점을 둔 부분에 대해 "웹소설과 웹툰 원작 의학판타지 드라마이기에 조언자 역할에 충실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정 의학적 장면과 상황에서 실제로 어떻게 수술 및 시술이 시행되는지에 맞췄다. 만약 의학적인 부분에 집중해 현실에 가깝게 한다면 원작의 판타지 요소를 해칠 수 있어, 현장에서 균형을 맞춰 연출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의료인 입장에서만 보면 수술과 시술이 어색한 장면이 다수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중증외상센터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드라마이기에 이를 고려해 시청하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현장의 분위기가 매우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곳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특히 촬영, 미술, 음향, 연출 등 각 부분의 전문가들이 모여 한 작품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중증외상 환자의 치료도 한 사람의 극 중 뭐든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협업 및 팀워크를 통해 이뤄지는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실과 비슷한 드라마 속 장면도 있다. 김 교수는 "중증외상은 여러 이유에서 발생하지만, 총기가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교통사고가 중증외상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이런 점에서 이대서울병원 근처에서 큰 사고가 발생해 응급실, 중환자실로 이송돼 치료한 환자가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 대해 "중증외상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데, 빠른 시간 내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비록 이대서울병원은 외상센터는 아니지만, 옥상에 헬기장이 있고 초응급환자 전원 시 즉각적인 치료가 가능한 병원 중 하나이기에 환자를 치료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
- (=넷플릭스 사진제공)
그렇다면 드라마에서 꾸준히 강조되는 '골든타임'의 의미는 무엇일까. 김 교수는 "중증외상은 적절한 시간 내 조치를 취하지 못했을 때 치료 방법이 제한적"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골든타임 이후는) 마치 화재처럼 집이 다 타버리고 난 다음에는 의미가 없는 것과 같다"며 "그 적절한 시간이라는 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또한, 이송된 의료기관도 전원 체계는 물론 중환자실, 응급실, 수술실 등을 논스톱(Non-Stop)으로 아우르는 시스템 및 의료진 간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대서울병원 내 있는 이대대동맥혈관병원의 EXPRESS 시스템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예시를 들었다.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이대대동맥혈관병원(원장 송석원) EXPRESS 시스템은 대동맥질환 환자 전원 문의 시 의료진과 행정파트까지 문자가 전송돼 환자 도착 전 수술 준비를 마친다. 시스템에 따라 환자 도착과 함께 바로 수술장으로 이동이 가능해 초응급 상황에 조치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대서울병원의 장점으로 환자 전원·긴급 대처에 최적화된 시스템과 인프라를 갖춘 점을 꼽았다. 그는 "이대서울병원은 헬기와 모든 전원 수단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갖췄다. 또한 충분한 중환자실병상과 응급실·수술실로 이어지는 중증응급환자의 동선도 이미 구축돼, 각과 전문의들의 유기적이고 빠른 협진으로 중증환자의 최적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대서울병원은 올해 중 중증응급환자의 적극적인 치료를 위해 중환자실 추가 확보가 예정돼 있다.
김 교수는 향후 의사로서의 지향점을 '노력'이라 꼽았다. 그는 "'24시간, 365일. 한순간이라도 우리가 멈추면 누군가의 심장도 털컥 따라 멈출 것 같습니다. 환자의 심장을 계속 뛰게 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뛰겠습니다'라는 극중 대사처럼, 환자가 어떤 상태이든 생명을 살리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의사신문
이하영 기자
20091222_snsanf@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