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과학 그래픽노블 시장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익스프레스' 시리즈가 신약 개발을 다룬 신작 '바이오테크 익스프레스'로 돌아왔다. 이번 작품은 현대 의학의 최전선에서 암과 결핵 치료를 위한 바이오테크 혁신을 흥미롭게 탐험할 수 있는 안내서다.

'바이오테크 익스프레스'는 저자 조진호가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항암제와 결핵 치료제 개발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테크 연구를 다룬다. 조진호는 서울대 사범대 생물교육학과와 과학교육학 대학원을 전공했으며, 게임 개발과 교육 현장에서 쌓은 콘텐츠 기획 능력을 통해 독창적이고 생생한 과학 스토리텔링을 완성했다. 그의 전작 '바이오테크 익스프레스'는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 교양 도서로 선정됐으며,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 올해의 과학도서로 선정된 바 있다.

책은 네 개의 주요 장으로 구성됐다. 1장에서는 국내 바이오테크 기업이 개발한 면역항암제 '아드릭세티닙'을 소개하며, 암세포의 면역 회피 전략과 이를 무력화하는 기술을 다룬다. 2장에서는 세포분열 조절에 관여하는 효소 CDK7을 저해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CDK7 저해제'의 과학적 원리를 설명한다. 3장은 혈액암과 자가면역질환 치료의 단서를 제공하는 '프로테아좀 저해제'를 조명하며, 마지막 4장에서는 혁신 신약으로 인정받은 결핵 치료제 '텔라세벡'을 중심으로 결핵 치료의 새로운 돌파구를 탐색한다.

책은 단순한 설명에 그치지 않고 신약 개발 과정의 전반을 입체적으로 다루며, 항암제 개발의 역사와 주요 원리를 자연스레 전달한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면역학, 생리학, 세포생물학, 분자생물학 등 다양한 생명공학 분야를 이해하게 된다. 나노미터(nm) 단위의 세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세포와 병원체의 전쟁은 히어로와 빌런으로 표현돼 더욱 흥미롭다.

'바이오테크 익스프레스'는 기존 과학 도서와 달리 시시각각 업데이트되는 현재진행형 과학 지식을 다루며, 항암 치료제 '이브란스', '키트루다', 항체약물접합체 등 최신 의료 현장의 사례를 생생히 보여준다. 특히 텔라세벡 개발 과정에서는 국제기구 'TB얼라이언스'와의 기술 이전 계약을 통해 신약 우선심사권(PRV)을 확보한 국내 기업의 혁신 스토리가 돋보인다.

인류의 오랜 천적인 암과 결핵을 물리치기 위한 치열한 도전이 궁금하다면, 이 한 권의 그래픽노블을 펼쳐보자. 조진호 작가는 복잡한 과학 이론을 친근한 캐릭터와 재치있는 비유로 풀어내 독자들을 바이오테크의 신세계로 이끈다.

바이오테크의 혁신을 한 편의 모험담처럼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완벽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신약 개발의 긴 여정과 생명공학의 놀라운 발전을 단숨에 이해하고 싶다면, '바이오테크 익스프레스'를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