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개선될 거라는 전망이 지난해 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인데, 이번 조사는 제약바이오 산업 종사자뿐만 아니라 금융업 종사자의 응답도 일부 포함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17일~31일까지 제약, 바이오텍, 의료기기 등 산업 종사자와 기관 매니저·VC(벤처 캐피털)·PE(사모펀드) 등 금융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 비율은 제약바이오 등 산업 종사자가 63%, 금융업 종사자 19%, 식약처 협회 등 5%, 기타 13% 였다.

그 결과, 2025년 제약바이오 산업이 개선된다는 응답 비율은 33%로, 2024년 설문조사(47.2%) 때 보다 크게 낮아졌다. 반면 2024년과 유사하다는 응답은 44.7%로 2024년(32.6%) 보다 높아졌다.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주된 이유는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꼽혔다. 지난해 이뤄진 같은 설문조사에서 ‘자금 조달의 어려움’ 관련 응답은 50건이었던데 반해 올해는 67건으로 늘었다.

특히, ‘고환율 부담’ 응답 건 수가 35건으로 지난해(11건) 대비 급증했다.

키움증권은 “신약의 해외 진출을 염두해 둔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주로 해외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환율로 인한 R&D 부담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내 구조조정이 2025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응답은 무려 87%에 달했다. 이는 구조조정이 마무리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주요 요인은 기술 수출 증가가 꼽혔다. 기술 수출을 논의 중인 대상은 다국적 제약사가 가장 많았다.

올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가장 유망한 분야는 당뇨·비만이고, 신약 모달리티는 표적단백질 분해 및 ADC(항체약물접합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가운데 신약 모달리티 분야의 ADC는 올해 뿐만 아니라 5년 내에도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밖에도 이중항체, TPD(이중 정밀 표적 단백질 분해) 등 플랫폼이 5년 내 크게 성장할 분야로 꼽혔다.

키움증권은 TPD와 관련, “TPD 기술을 보유한 오름테라퓨틱스는 BMS 및 버텍스와 기술 이전 계약을 맺은 바 있다”며, “2025년 1월 수요예측 및 2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2025년에도 바이오텍의 자금조달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고환율이 R&D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며, 바이오텍의 보유 자금 소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법인세비용차감전 당기순손실(법차손) 리스크도 여전히 발목”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한 기업의 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차지하는 경우가 2회 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 때문이다.

다만, 긍정적인 점은 금융종사자만을 대상으로 2025년 제약바이오 분야 투자 여부에 대한 질문이었다. 질문 결과, 투자를 하겠다는 응답률이 46%로 가장 높았다. 이어 ‘2024년 수준으로 유지’가 35%, ‘2024년 보다 감소 계획 있음’은 11%, ‘미결정’ 8% 순이었다.

2025년 투자 트렌드의 가장 큰 변화로는 M&A(인수합병) 증가 및 투자 심리 개선이 꼽혔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산업에 M&A 증가와 투자 심리 개선을 이끌 수 있는 주요 임상 데이터 발표는 릴리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 3상 결과와 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 알츠하이머 치료제 3상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마글루타이드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만약 성공한다면, 베타 아밀로이드 타깃 항체가 아닌 첫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GLP-1 작용제 수요가 대폭 확장되며 성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경구제형의 편의성을 해결하면서, 만성질환 및 퇴행성 뇌질환 분야로까지 적응증이 확장된다면, 제약바이오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