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삼오제약의 ‘복스조고’(Voxzogo, 성분명: vosoritide·보소리타이드)가 허가를 취득하면서 국내 최초로 연골 무형성증 치료제가 탄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1일 삼오제약의 수입의약품 ‘복스조고’를 전문의약품으로 품목허가 받았다. 성장판(골단)이 닫히지 않은 4개월 이상 소아의 FGFR3 변이 양성 연골무형성증 치료에 사용하는 희귀의약품이다.

연골 무형성증은 연골 성장에 유전적으로 장애가 발생하는 희귀 질환이다. 소인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의 배우 피터 딩클리지(Peter Dinklage)가 이 질환을 앓고 있다. 주로 연골 형성과 뼈 성장에 관여하는 FGFR3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병한다.

그간 연골 무형성증의 치료법은 전무했다. 동반되는 수면 무호흡증, 기도 협착, 중이염, 척추 측만증 등의 합병증을 치료하는 대증요법을 주로 활용했다. 특히 키 성장을 직접적으로 촉진하는 약물이 없었기 때문에 소인증이라는 사회적 낙인과 심리적 부담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복스조고’는 연골 무형성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최초의 치료제로 등장했다. 이 약물은 연골 세포를 자극하고 성장 신호를 전달하는 NPR-B에 작용하여 변이 FGFR3의 신호 전달 경로를 우회하는 기전이다. 이를 통해 연골 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촉진한다.

원 개발사는 미국 바이오마린(BioMarin)으로,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만 5세 이상의 소아 대상 연골 무형성증 치료제로 ‘복스조고’를 허가 받았다. 이후 유럽과 일본에서도 동일한 적응증에 대해 ‘복스조고’의 허가를 취득했다.

바이오마린은 당초 ‘복스조고’의 전 세계적 독점 권리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현재 국내 판권은 삼오제약이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삼오제약이 지난 2023년 7월 식약처로부터 ‘복스조고’를 신속심사 품목 10호로 지정받았다고 발표한 점을 고려할 때, 양사는 그 이전에 비공개 판권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추정된다.

‘복스조고’는 유일무이하게 허가된 연골 무형성증 치료제인 만큼 향후 블록버스터 의약품 반열에 올라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증권사 모닝스타(Morningstar)에 따르면, ‘복스조고’는 최대 20억 달러(한화 약 2조 9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2023년 매출은 4억 7000만 달러(한화 약 6900억 원)이었다.

이는 ‘복스조고’의 값비싼 약가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준 ‘복스조고’의 연간 비용은 약 30만 달러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4억 5000만 원에 달한다.

따라서 국내에서 ‘복스조고’의 환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관건은 ‘복스조고’의 급여 적용 여부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