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2025년 새해를 하루 앞두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 첫번째 신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FDA는 보통 1월 3~4개의 신약을 허가한다. 2023년 1월에는 4개의 신약이 FDA의 관문을 통과하며 새해를 맞이한 바 있다.

그러나 2024년 1월에는 6개의 신약 허가 신청 중 단 1개의 신약만 허가했다. 미국 리간드 파마슈티컬스(Ligand Pharmaceuticals)의 전염성 물렁종(Molluscum Contagiosum) 치료제 ‘젤수브미’(Zelsuvmi, 성분명:베르다지머·berdazimer)가 그 주인공이다. 이는 FDA 허가 심사 과정이 그만큼 까다롭다는 반증이다.

헬스코리아뉴스 취재 결과, 2025년 1월 FDA 허가 심사 대상 약물은 총 4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이들 4개 신약 후보물질이 모두 FDA 관문을 통과할 경우, 2024년과는 달리 FDA의 심사 분위기가 다소 완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수 있다.

2025년 새해를 시작하는 1월, FDA 허가 문턱에서 ‘운명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4개 신약 후보물질을 소개한다. 이중에는 타인의 T세포를 통해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사상 최초의 동종유래 T세포 치료제도 포함되어 있다.

[2025년 1월 FDA 허가 심사 예정 신약 후보물질]

품목 업체 약물 유형 적응증 신청서 접수일 허가 심사 기간 반자 트리플(Vanza Triple) 미국 버텍스(Vertex) 저분자 합성 의약품 낭포성 섬유증 2024년 7월 2일 2025년 1월 2일 타벨레클류셀(Tabelecleucel) 미국 아타라 바이오테라퓨틱스(Atara Biotherapeutics) 세포 치료제 EBV 양성 림프증식질환(PTLD) 2024년 7월 17일

2025년 1월 17일

수제트리진(Suzetrigine) 미국 버텍스(Vertex) 저분자 합성 의약품 통증 2024년 7월 30일

2025년 1월 30일

AXS-07 미국 액솜 테라퓨틱스(Axsome Therapeutics) 저분자 합성 의약품 편두통 2024년 9월 4일

2025년 1월 31일

①미국 버텍스(Vertex) ‘반자 트리플’(Vanza Triple)

새해 들어 가장 먼저 심사대에 오를 약물은 낭포성 섬유증 치료제 ‘반자 트리플’이다. 낭포성 섬유증은 점액, 땀, 소화액을 만드는 막 관통 조절인자(CFTR) 단백질의 기능에 이상이 생겨 점액이 비정상적으로 끈적해 진다. 폐와 소화기관에 점액이 쌓여 호흡 곤란과 영양소 흡수 문제를 초래한다.

이 질환은 유전적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만큼, 치료 표준은 증상을 관리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러나 유전자 변이는 각 환자별로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기존에 허가된 약물은 단 1개의 변이 유전자만을 표적하므로 종합적인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반자 트리플’은 이러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치료법으로, 반자카프터(vanzacaftor)+테자카프터(tezacaftor)+듀티카프터(deutivacaftor) 등 3가지 약물을 결합한 3제 복합제다.

회사 측에 따르면 ‘반자 트리플’은 관련 임상 시험에서 대조약 대비 염화물 이온의 수치를 효과적으로 낮추었다. CFTR 기능 장애는 과도한 땀 염화물 이온을 초래하므로 ‘반자 트리플’이 질환을 더 효과적으로 개선했다는 것이다.

낭포성 섬유증에 대한 치료 옵션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는 한 FDA가 2025년 1월 2일에 허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②미국 아타라 바이오테라퓨틱스(Atara Biotherapeutics) ‘타벨레클류셀’(Tabelecleucel)

‘타벨레클류셀’은 고형 장기 또는 조혈모 세포 이식 후 발생한 재발성 또는 불응성 엡스타인 바 바이러스(EBV) 양성 림프세포증식질환(PTLD)을 치료하도록 설계된 T세포 치료제다.

특히 자가 유래가 아닌 동종 유래 T세포 치료제로, 환자 본인의 세포만이 아닌 타인의 건강한 세포 또한 활용할 수 있어 현재 초고가로 형성된 세포 치료제의 제한된 접근성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는 혁신 신약이다.

적응증은 EBV 양성 PTLD 치료다. EBV는 인간 헤르페스 바이러스(Herpes virus) 중 하나로 대부분의 사람은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형 장기 또는 조혈모 세포 이식 후 면역 억제제를 사용하는데, 이때 B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는 PTLD이 발생한다. PTLD 환자의 60~80%는 EBV 양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PTLD로 인해 B세포가 통제 불능으로 증식하면 혈액암 등이 발생한다. 현재 표준 치료법은 ‘리툭시맙’+항암화학요법이지만, 불응성으로 발전하면 사용할 수 있는 뚜렷한 치료제가 없다. 재발성·불응성 PTLD 환자의 생존 기간은 조혈모 세포 이식군 0.7개월, 고형 장기 이식군 4.1개월에 불과하다.

따라서 ‘타벨레클류셀’이 FDA의 허가를 취득할 경우, 미국 최초의 동종 유래 T세포 치료제가 탄생함과 동시에 EBV 양성 재발성·불응성 PTLD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전망이다.

앞서 유럽 집행위원회(EC)는 지난 2022년 12월 ‘엡발로’(Ebvallo)라는 제품명으로 ‘타벨레클류셀’을 전 세계 최초로 허가한 바 있다.

③미국 버텍스(Vertex) ‘수제트리진’(Suzetrigine)

‘수제트리진’은 Nav1.8를 차단하여 통증을 치료하는 신약이다. 표적인 Nav1.8은 Nav 채널에 속하는 하위 유형으로, Nav 채널은 세포막을 통해 세포의 전압 변화에 반응하여 열림 또는 닫힘 작용을 하여 체내 이온 나트륨의 유입을 조절한다. 이 과정을 통해 전기적 신호가 생성되고, 세포에서 신경 전달물질이 방출된다.

이 채널은 Nav1.1에서 Nav1.9까지 총 9개 하위 유형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각 특정 조직에서 전기 신호를 전달한다. 일반적으로 Nav 채널은 이온 나트륨의 유입을 균형적으로 유지하지만,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이온 나트륨이 이 채널을 통해서 세포 내부로 들어가 불안정한 상태를 초래한다.

따라서 ‘수제트리진’은 Nav1.8의 활성을 차단하여 통증 신호를 저해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수제트리진’이 마약성 또는 비마약성을 망라한 기존 치료제들의 한계를 극복하고, 통증을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진통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④미국 액솜 테라퓨틱스(Axsome Therapeutics) ‘AXS-07’(성분명: 멜로시캄+리자트립탄·meloxicam+rizatriptan)

‘AXS-07’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멜록시캄(meloxicam)과 세로토닌(5-HT) 수용체 작용제 리자트립탄(rizatriptan)을 결합한 2제 복합제다. 이러한 조합의 약물은 ‘AXS-07’이 사상 첫번째 사례다.

작용기전의 경우, 멜록시캄은 염증 및 통증 신호에 관여하는 COX-2 효소를 억제하고, 리자트립탄은 5-HT 수용체에 작용하여 혈관을 수축시킨다. 이를 통해 편두통으로 인한 통증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완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