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최진욱 기자]2024년 의학계는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증원 시책으로 야기된 '의료대란' 외에도 교수 등 연구자들의 개인적인 학술활동은 물론 학회가 주관해 온 학술대회도 큰 지장을 받았다. 특히 주요 학회의 학술대회는 지난 2월부터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남에 따라 전공의 관련 프로그램을 대부분 취소했으며, 교수들도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메우며 진료공백을 최소화해야 했기에 학회 참석률이 떨어지는 등 학술활동 전반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주요 학회는 지난 상반기 춘계학술대회를 반쪽으로 치렀으며, 추계 학술대회도 프로그램과 규모를 축소하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위기적 상황에서도 주요 학회가 유치했던 국제학술대회는 정상적으로 개최하여 그동안 의학 학술강국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온 의학계의 자존을 세웠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5월 부산에서 개최된 '제28차 아·오세아니아산부인과학회(AOFOG 2024)'가 주목받고 있다. 'AOFOG 2024'는 5월 16일부터 5월 20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AOFOG와 대한산부인과학회 공동 주최, 대한산부인과학회 주관으로 열렸는데 당시 의료사태가 고조되자 주최 측은 대외홍보를 자제하고, 학술행사의 내실을 기하는데 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OFOG 2024' 개회식.

대한산부인과학회(이사장 김영태)에 따르면 이번 'AOFOG 2024'는 '아시아오세아니아 여성건강을 위한 퀀텀도약'을 주제로 열렸으며, 의료사태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50개국에서 1,300여명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룰 수 있었다. 특히 학술행사는 'AOFOG 임원회의'를 시작으로, 12개의 pre-congress workshop, 10개의 plenary lectures, 55개의 심포지엄, 구연 및 포스터가 대거 발표되었으며, FIGO, WHO, EBCOG, RCOG, ACOG의 대표가 참석해 강연하였다.

'아·오여성건강퀀텀 도약' 주제, 특강-심포지엄- 구연 및 포스터 연제 다양

AOFOG 임원회의를 개최한 뒤 기념촬영.

개회식은 대한산부인과학회 김영태 이사장(연세의대)과 'AOFOG 2024' 박중신 대회장(서울의대 교수)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AOFOG Pisake Lumbiganon 회장(태국)의 인사말과 박형준 부산시장의 축하영상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대한산부인과학회 명예이사장이자 AOFOG 명예 회장인 울산의대 남주현 교수가 인도의 Chittaranjan Narahari Purandare 교수, 홍콩의 Hextan Yuen-Sheung Ngan 교수와 함께 Fellowship을 수여 받았다. 또한 '젊은 의학자상', '장윤석 상', 'Y 무라타 상'도 함께 시상되었다.

특별강연으로는 태국의 Pisake Lumbiganon 교수가 '여성건강의 최대 난제:아·오지역에서의 대응'을 주제로 AOFOG 회장 강연을했으며, 일본의 Kazunori Ochiai 교수는 '인종간, 민족간 암 불평등'을 주제로 'Chien-Tien Hsu 기념강연'을 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닷새 동안 이어진 'AOFOG 2024'는 행사 전반에 걸쳐 아세아-오세아니아 산부인과 의사들이 최신지견을 나누고 신기술을 체험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었으며, 각국의 대표들이 당면한 산부인과 현안을 함께 공유하고 자궁경부암 확대 방지 및 폭력에 대한 여성 보호 등 이슈에 관해 토론하는 장이 되었다.

박중신 교수, AOFOG 부회장-이재관 교수, 최소 침습수술 위원장 선출 폐막식에서는 차기 임원진 선출과 함께 2026년 개최국인 호주가 소개되었고, 2028년 개최국으로 대만이 선정되었다. 새로운 AOFOG 회장으로 뉴질랜드의 John Tait 교수가 선출되었으며, AOFOG 2024 대회장으로 수고한 서울의대 박중신 교수는 AOFOG 부회장으로 선출되었다. 또한 대한산부인과학회 차기이사장인 고려의대 이재관 교수는 산부인과 최소 침습수술 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AOFOG'는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지역 28개국 산부인과학회가 참여해 산부인과 관련 연구 교류 및 국제협력을 통해 여성 건강 증진과 안전한 임신, 부인과 질환 예방 및 치료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이번 '제28차 AOFOG'는 지난 2019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제26차 AOFOG Congress'에서 부산 유치가 확정되었고, 2022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제27차 AOFOG Congress'에서 개최국 지위를 확인받았다. 이후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서울의대 박중신 교수)를 구성하여 학술위원회와 홍보위원회 등 8개 위원회를 마련해 지난 2년간 행사를 준비해 왔었다. 부산 'AOFOG 2024'는 1983년과 2005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 열린 행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