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MSD가 비만 치료제로 각광 받고 있는 GLP-1 작용제 개발에 공식적으로 합류한다. 자사의 블록버스터 의약품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의 대체 약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MSD는 18일(현지 시간), 중국 한소 파마(Hansoh Pharma)와 전임상 단계의 경구용 소분자 GLP-1 수용체 작용제인 ‘HS-10535’에 대한 독점적인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MSD는 ‘HS-10535’의 개발, 제조,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인 권한을 가진다. 대신 한소 파마는 MSD로부터 최대 19억 달러(한화 약 2조 7000억 원)의 성과금을 수령할 수 있다.

‘HS-10535’는 경구로 복용 가능하다는 GLP-1 작용제라는 점 외에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현재 유일하게 허가된 경구용 GLP-1 작용제인 ‘리벨서스’(Rybelsus, 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만 활용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HS-10535’의 비만 치료제 개발은 임상 시험에서 유효성 확증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약물은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를 목전에 두고 있는 MSD의 파이프라인 확보 전략의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전세계 의약품 매출 1위를 차지한 초특급 블록버스터이지만, 오는 2028년부터 복제약의 시장 침투가 확실시된 상황이다.

MSD는 향후 다가올 매출 타격을 상쇄하기 위해 파이프라인 다각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이번에 확보한 경구용 GLP-1 작용제는 2세대 또는 3세대 GLP-1 작용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GLP-1 작용제 시장은 현재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와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어 후발주자들의 진입 장벽은 현저히 높아진 상황이다.

이로 인해 후발주자들은 더 개선된 GLP-1 작용제 개발을 통해 2세대 혹은 3세대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크게 장기 지속형 주사제와 경구제 개발로 구분된다. MSD는 경구제 개발을 통해 시장 진출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경구제 개발은 노보 노디스크와 릴리가 이미 몇 발 앞서 진행하고 있으며, 다른 업체들도 개발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인터라 MSD의 개발 공식화가 다소 예상 밖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노보 노디스크 및 릴리는 각각의 경구용 GLP-1 작용제 후보물질 고용량 ‘리벨서스’,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을 현재 임상 3상 시험에서 평가하면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미국 증권사 BMO 캐피털 마켓(BMO Capital Markets)은 이와 관련 “투자자들은 긍정적으로 수용하겠으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업계 특성을 고려할 때 적합한 거래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