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이미 제네릭 홍수임에도 베포타스틴 제제가 여전히 새로운 수익 창출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더유제약은 14일 자사의 베포타스틴 제제 ‘베타리온정’(베포타스틴베실산염)을 평가하는 생동성 시험 환자 모집을 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시험은 건강한 성인 30명을 대상으로 ‘베타리온정’과 동아에스티의 ‘투리온정’(베포타스틴베실산염)의 생물학적 동등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오는 12월 21일까지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서 진행한다.

‘베타리온정’의 오리지널은 일본 미쓰비시 다나베(Mitsubishi Tanabe)의 ‘타리온’(Talion, 성분명: 베포타스틴)이다. 주성분인 베포타스틴은 히스타민(염증 유발) 작용을 억제해 알레르기 반응을 저해하는 기전이다.

이 약물은 비진정성 2세대 항히스타민제로 분류돼 1세대 항히스타민제에 비해 졸음, 진정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적다. 약제의 효과도 더욱 빨리 나타나며, 효과가 장시간 지속하는 것이 장점이다.

‘타리온’은 당초 동아에스티가 미쓰비시 다나베와 판권 계약을 체결하여 2004년부터 판매했지만, 2017년 물질특허가 만료된 이후 미쓰비시 다나베는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후 제네릭 품목들이 우후죽순 출시되었다. 2017년 한 해에만 67개의 제네릭 품목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동아제약의 ‘투리온정’도 2017년 10월 식약처의 허가를 취득했다.

‘투리온정’은 ‘타리온’이 퇴장한 자리를 대체하며 현재 국내 베포타스틴 제제 시장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사실상 오리지널 제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제네릭 업체들은 동아제약의 ‘투리온정’을 대조약으로 삼으며 생동성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투리온정’을 비롯해 베포타스틴 제제 시장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급격히 증가했다. 유비스트 기준 2023년 베포타스틴 제제의 외래 처방시장 규모는 702억 원으로 전년(597억 원) 대비 17.7% 증가했다.

이는 2021년부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어난 가운데, 증상 중 하나인 콧물이 알레르기 비염과 비슷하기 때문에 베포타스틴 제제를 통한 치료 용도의 수요가 증가했고, 엔데믹 전환 이후에도 알레르기 증상 완화 효과를 인정받아 수요가 계속해서 유지 및 증가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체들이 베포타스틴 제제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다. 관건은 현재 135개에 달하는 제네릭 홍수 속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느냐다. 실제로 지난 2022년 12월에 허가된 이든파마의 ‘이포산서방정’은 식약처 생산실적 기준 2023년에 고작 1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에 그쳤다.

따라서 더유제약의 ‘베타리온정’이 출시되어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오리지널 격인 동아제약 ‘투리온정’의 몸값만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