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리가켐바이오의 TROP2 타깃 ADC(항체약물접합체) 후보물질 ‘LCB84’이 계열 내 최고 약물(best-in-Class)이 될 싹이 보인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유진투자증권 권해순 애널리스트는 20일 ‘확대되는 TROP2 ADC치료제 시장’에서라는 보고서를 통해 리가켐바이오의 ‘LCB84’가 경쟁 파이프라인보다 더 우수한 유효성과 안전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LCB84’는 다른 경쟁약물과 달리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있는 Cleaved Trop2를 겨냥하는 후보물질이다.

현재 유망한 TROP2 ADC 파이프라인은 4개다. 2020년에 상업화된 길리어드(Gilead) 트로델비(Trodelvy), 2025년 상반기에 상업화가 예상되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의 Dato-DXd, 글로벌 임상 3상 10개를 진행 중이며 다음 해 중국에서 출시가 기대되는 머크(Merck)와 켈룬 바이오텍(Kelun Biotech)의 MK-2870, 그리고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리가켐바이오의 LCB84다.

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LCB84’는 앞선 세 개 경쟁 파이프라인과 차별화한 항체 및 ADC플랫폼을 조합해 전임상 데이터부터 높은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증권가에서 ‘LCB84’를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가진 리가켐바이오의 기업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하는 이유다.

리가켐바이오는 2021년 5월 이탈리아의 메디테라니아 테라노스틱(Mediterranea Theranostic Srl)으로부터 전체 계약 규모 528억 원에 Trop2 항체를 도입했다. 2년 뒤인 지난해 12월, 리가켐바이오는 존슨앤존슨(J&J)의 자회사 얀센(Janssen)과 17억 달러(2조 2400억 원) 규모에 ‘LCB84’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LCB84’는 현재 글로벌 1상을 진행 중이고 다음 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5년 하반기 임상 2상 진입 시 J&J이 직접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길리어드의 트로델비는 TROP2를 겨냥하는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ADC다. 2020년 4월 FDA(미국 식품의약국)로부터 가속승인 받은 후 삼중음성유방암(3차), HR+/HER2- 유방암(3차), 요도암(가속승인, 2차) 치료제로 승인받아 처방되고 있다.

그러나 2024년 1월 발표한 요로상피암 임상 3상 결과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2021년 요로상피암 2차 치료제로 가속 승인받은 것이 유지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 밖에도 유전적 변이가 없는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서 임상을 진행한 EVOKE-02 연구 결과에서 낮은 유효성을 보이면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서 적응증을 확대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향후 TROP-2 ADC 후속 파이프라인들이 개선된 임상 결과를 보인다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트로델비 시장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권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 중인 Dato-DXd는 MK-2870, LCB84가 등장하기전, TROP2 ADC 치료제로 트로델비를 넘어서는 계열 내 최고 (Best-in-class) ADC가 될 것으로 기대되던 파이프라인이다. 2023년부터 발표된 임상 3상 결과들이 기대 이하의 치료 효과를 보이면서 향후 FDA 승인 및 상업화 이후 중장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Dato-DXd의 비소세포폐암 임상 데이터들을 살펴보면 mPFS(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 개선은 있었으나 mOS(전체생존기간 중앙값) 개선에 대한 결과는 유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럼에도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산쿄는 mPFS 개선 임상 결과를 근거로 2024년 상반기에 FDA에 신약 승인 신청을 했으며 연말에 FDA 신약 승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번 세계폐암학회(WCLC 2024)에서 세포질 내에 TROP2 발현이 높을수록 Dato-DXd 치료가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인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추가로 발표하기도 했다.

MK-2870은 앞선 파이프라인들보다 우수한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2022년 머크가 중국 켈룬 바이오텍(Kelun-Biotech)에서 기술도입한 MK-2870(Sacituzumab Tirumotecan, Sac SKB 264)은 현재 글로벌 임상 3상 중이며, 중국에서는 2023년 신약 승인 신청(NDA)후 심사 중이다.

MK-2870은 트로델비와 같은 항체인 Sacituzumab을 기반으로 한다. 켈룬 바이오텍의 ADC 플랫폼이 적용된 파이프라인으로, 탄산-에스터 결합(carbonate linkage)구조이며 암세포 내부의 산성 환경에서 결합이 분해돼 페이로드를 방출하는 기전이다.

권 애널리스트는 “MK-2870는 앞선 파이프라인들인 트로델비 및 Dato-DXd 대비 상대적으로 유효한 임상 결과를 확보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아직 최종 임상 결과들은 도출되지 않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확인해야 한다”며, “국내 리카켐바이오의 ‘LCB84’와 가장 유망한 경쟁 파이프라인”이라고 말했다.

권 애널리스트는 그러면서 리가켐바이오 목표주가를 14만 원, 투자 의견은 BUY로 유지했다.

한편, 항체약물접합체는 질병 치료에서 유도미사일에 비유된다. 유도미사일 탄두를 약물에 빗댄다면, 탄두를 목표까지 이끄는 유도미사일 몸통이 항체인 셈. 항체가 암세포에 붙은 뒤 탄두 노릇을 하는 약물을 암세포에 집어넣어 치료하는 기전이다. 암세포를 정확하게 겨냥할 수 있어서 치료에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