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남연희 기자] 혈전증, 색전증 및 그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 또는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항혈전제인 와파린. 이 약물은 과량 또는 과소 복용 시 통, 어지러움, 호흡곤란, 위장장애, 피부괴사, 출혈이나 혈전 생성으로 환자 안전에 치명적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용량 오류로 인한 약화사고도 드물게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지난 10년간 대한약사회 약사전문인배상책임보험에 보고된 약화사고 총 924건 중 와파린 관련 환자안전사고는 33건으로 집계됐다. 이를 분석해보니 29건은 처방 용량보다 과용량으로, 그리고 나머지 4건은 적은 용량으로 복용하도록 조제됐다.

위해 정도는 정보가 기록되지 않은 5건을 제외한 28건 모두 뇌출혈, 위장관 출혈, 토혈, 코피, 멍, 혈뇨, 혈변, 심각한 저혈압 및 빈혈 등 출혈 또는 혈전 부작용으로 입원 치료를 요하는 중등증 이상이었다.

실제로 쿠파린정2mg이 1회 투약량 3mg(1.5정)으로 처방됐는데 쿠파린정 1.5정(7.5mg)으로 잘못 조제돼 이를 복용한 환자는 출혈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게 됐다.

또 대화와르파린나트륨정이 1회 투약량 0.5정(1mg) 처방됐으나 대화와르파린나트륨정5mg 0.5정(2.5mg)으로 잘못 조제한 사례도 있었다. 약을 복용한 환자는 장출혈로 쇼크가 발생해 입원 치료를 받았다.

와파린 함량 선택 착오 조제는 전체 33건 중 13건으로 40%에 달했다. 2mg이 처방됐지만 5mg으로 조제했거나 그 반대로 조제한 경우였다.

또 와파린의 용량용법 착오 조제 사례도 존재한다. 총 17건으로 전체의 절반을 웃돌았다.

쿠파린정 5mg 0.5정, 쿠파린정 2mg 0.5정을 매일 복용하도록 처방됐는데 쿠파린정 5mg 0.5정과 쿠파린정 2mg 0.5정을 격일로 복용하도록 조제됐다. 쿠파린정 2mg이 저녁에 1회 복용하도록 처방됐는데 아침 약에도 조제돼 환자가 과다 복용하게 됐다. 이 환자는 출혈 부작용으로 입원하게 됐다.

와파린은 환자의 혈액 검사 결과(PT/INR)에 따라 용량이 결정되기 때문에 같은 환자여도 와파린 1회 투약량은 매번 달라질 수 있고, 요일에 따라 복용량이 달라지기도 한다. 게다가 와파린 복용 오류가 발생하면 심각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말하고 있다.

와파린 관련 환자안전사고 중 함량 착오 조제의 문제는 와파린 일부 제품명에 함량이 표시되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약사회는 와파린 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약사들에게 제품명 변경을 요청, 현재 하나제약과 대화제약이 함량이 표시된 제품명으로 허가 변경이 완료됐다.

와파린 복용 후 출혈 경향 증가 이상사례도 보고돼 주의가 필요하다.

와파린을 복용 중인 43세 여성은 산부인과 약 복용 후 다리에 멍이 들었고 INR이 2에서 5로 상승, 출혈 경향 증가 이상사례가 나타났다.

메트로니다졸은 와파린 및 다른 쿠마린계 항응고제의 작용을 증강시킬 수 있어 이 약 치료 중, 그리고 치료 후 8일까지 항응고제의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또 아세클로페낙 복용 후 드물게 빈혈, 매우 드물게 백혈구 감소증, 혈소판감소증도 보고되고 있다.

2003년 10월부터 2004년 9월까지 1만7895명의 와파린 복용 환자를 대상으로 코호트 연구를 진행한 결과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나타났다.

와파린을 메트로니다졸(OR 1.578; 95% CI, 1.321-1.886)과 병용했을 때와 세팔로스포린계(OR 1.157; 95% CI, 1.043-1.285)와 병용했을 때 와파린 단독 사용 보다 출혈 경향이 증가했다.

와파린을 단독 사용했을 때 14.2%에서 출혈이 발생했지만, 메트로니다졸과 병용했더니 22.7%, 세팔로스포린계와 병용 시 17.2%에서 출혈이 발생했다. 간질환 또는 심부전이 있는 환자에게서는 와파린 복용에 의한 출혈 경향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신장병증의 이상반응도 보고되기도 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용상의 주의사항에 해당 이상반응을 삽입, 치료 효과를 보이는데 필요한 양 이상의 INR(국제 표준화 비율) 수치 및 혈뇨(미세혈뇨 포함)가 있는 환자에게 신기능 평가를 포함하여 면밀한 관찰을 권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