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과 강한 연관성을 보인 10종류의 농약이 확인됐다.

농약과 파킨슨병 사이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 결과가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파킨슨병은 떨림, 경직을 포함한 운동 증상과 인지 저하, 수면장애과 같은 비운동 증상들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의 일종이다.

파킨슨병의 직접적인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전적 및 환경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여러 연구가 발표됨에 따라, 살충제가 이러한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농약은 현대 사회에서 농업을 통해 식량 생산을 극대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이 파킨슨병의 발생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더욱 자세히 이해하는 것은 농업과 관련된 정책 설정과 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파킨슨병 환자 829명과 정상 대조군 824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노출된 총 722 종류의 농약과 파킨슨병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파킨슨병 환자들은 농약의 사용량이 높은 지역에서 생활하고 직업 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파킨슨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53종류의 농약을 확인했다. 그들은 파킨슨병과 관련성을 보인 농약 중 다수가 다른 것들에 비해 지하수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2~3배 높다고 지적했다.

이후, 연구진은 파킨슨병 환자들로부터 배양된 도파민 신경 세포를 대상으로 농약 39종의 독성을 실험했다. 그 결과, 네 종류의 살충제와 세 종류의 제초제, 세 종류의 살균제가 상당한 수준의 신경계 사망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위 10종의 농약 중 8개는 여전히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의해 사용이 허가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들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제초제 ‘트리플루랄린(trifluralin)’이 도파민성 뉴런과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장애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은 파킨슨병과의 연관성을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살충제의 후생유전학적, 대사학적 작용에 관해 연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의 범위가 제한적이며, 관찰 연구로서의 설계상 농약과 파킨슨병의 인과관계를 밝혀내진 못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잠재적인 농약의 섭취 경로를 파악하여 노출을 차단하는 것은 건강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과일과 채소의 껍질을 벗기거나 흐르는 물에 씻어 먹기, 유기농 농산물의 소비, 통합 해충 관리(IPM) 정책, 농약 취급 시 장갑을 포함한 보호구를 착용하는 것 등이 농약에 대한 노출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