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MRI 공동활용병상 폐지 두고 醫·政 접점 못찾나?

政, 폐지 방향으로 논의하고 합리적 기준 마련 필요신경과의사회 등 의료계, 1차 의료붕괴와 대형병원 쏠림 우려 반발

언론사

입력 : 2022.07.22 06:11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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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CT·MRI 등 특수의료장비 설치 인정기준 개정을 두고 의료계와 정부 간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고 있어 개정안 발표 후 후폭풍이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 회의를 통해 특수의료장비 설치 인정기준 개선안 일부를 공개했으며, 의료계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개선안의 골자는 특수의료장비를 설치하기 위한 기준 병상을 기존 200병상에서 CT는 100병상, MRI는 150병상으로 완화하는 대신 그동안 운용됐던 공동활용병상제도는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송영조 과장은 "특수의료장비 설치 인정기준이 10년 전에 만들어졌다"며 "현재는 그 당시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인정기준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10년 전 CT, MRI 등 특수의료장비는 일반적이지 않은 장비였지만, 지금은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복지부가 발표한 2022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 내용에 따르면, CT, MRI 등 특수의료장비가 인구 100만명당 OECD 평균보다 CT는 1.5배, MRI는 1.9배, PET는 1.6배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국내 보유 특수의료장비 수에 비해 1대당 촬영 건수는 적은 상황이다.

송 과장은 "장비당 촬영건수가 적은 것은 특수의료장비를 잘 활용하지 않은 의료기관에 설치돼 있기 때문"이라며 "특수의료장비 설치 인정기준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특수의료장비 설치 인정기준 개선을 위해 의료계와 협의하면서 기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활용병상제도가 설치 인정기준의 예외적인 규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10년 전 설치 인정기준이 마련될 당시 200병상 이상 의료기관이 많지 않아 200병상 이하 의료기관 중 특수의료장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예외적으로 공동활용병상제도를 운용했다는 것이다.

송 과장은 "10년 전 기준을 만들 당시 200병상 이상 의료기관이 많지 않아 사각지대에서 의원급이나 200병상 이하 소규모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치료와 연계해 특수의료장비를 활용하도록 한 것"이라며 "환자 치료를 위해 특수의료장비를 효율적으로 공동활용하도록 예외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하지만, 현재는 특수의료장비를 공동활용하는 의료기관은 거의 없다"며 "소규모 병원들이 특수의료장비를 사용하기 위한 병상 기준이 부족해 돈을 주고 병상을 사는 등 당초 취지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어 공동활용병상제도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설치된 특수의료장비 인정기준 개선돼도 인정

설치 인정기준이 개선돼도개선안 이전에 설치된 특수의료장비는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서도, 의료기관의 명의가 변경될 경우에는 새로운 기준이 적용된다고 했다.

이런 복지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의료계는 지속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대한신경외과의사회는 21일 성명을 통해 특수의료장비 설치 인정기준 개선안은 개선이 아닌 개악이라고 비판하면서, 1차 의료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사회는 개정안은 150병상 이하 중소병원의 신규 개원을 사실상 금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사회는 "대학병원을 비롯한 일부 종합병원만 특수의료장비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며 "수도권과 도시지역 조차 환자들은 CT, MRI 촬영을 위해 대학병원으로 가야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환자는 CT와 MRI를 촬영하기 위해 몇 달씩 기다리는 것이 현실화될 것"이라며 "의료는 한순간에 붕괴되고, 1차의료를 무너뜨리는 근원적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사회는 CT, MRI 등 특수의료장비는 이미 보편적인 진단도구라며, 정부는 의료전달체계를 더욱 효율적인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비뇨기과의사회 역시 공동활용병상 폐지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승기 보험부회장은 "특수의료장비 중 CT와 MRI는 급여화 수준에 따라 차이가 난다"며 "MRI는 신경외과, 신경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에서 많이 활용하지만, 비뇨의학과에서는 CT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뇨의학과의사회는 공동활용병상이 폐지돼 개원가에서 혈뇨 및 요로결석을 진단할 수 없게 되면, 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어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향과도맞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hjshin@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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