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영재 기자] 침 속의 코로나바이러스를 중화시킬 수 있는 식물성 껌이 개발됐다.

‘안지오테신 전환 효소(ACE2)’를 주입한 껌이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에 감염된 사람들을 보호하고 질병의 전파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학술지 ‘몰레큘러 테라피(Molecular Therapy)’에 실렸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말하거나 숨을 쉴 때 만들어지는 비말 또는 에어로졸을 통해 전파된다.

증상 또는 무증상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모두의 침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침 속 코로나바이러스의 양이 많을수록 증상이 심각하게 나타난다.

바이러스는 일차적으로 침샘과 구강 점막에서 복제되므로 침은 질병 전파의 고위험 경로이지만, 침 속 바이러스를 비활성화시킬 수 있다면 효과적으로 전파를 막을 수도 있다.

펜 치과대학의 연구원들은 이번 연구에서 식물성 재료를 이용하여 침 속 코로나바이러스 양을 줄일 수 있는 껌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그들은 ‘ACE2 주입 껌’이 코로나19 환자들이 면역력을 형성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하고, 침 속 바이러스를 중화시켜 질병의 중증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CE2 수용체는 다양한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유입되는 통로이며, 기존 연구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ACE2 활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상추 식물에서 ACE2와 ACE2가 점막 장벽을 넘고 쉽게 결합할 수 있게 하는 화합물을 합성한 후, 이를 계피 맛 껌과 합쳐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들의 비인두 검체와 함께 배양했다.

그 결과 껌 속의 ACE2가 비인두 검체 속 코로나바이러스를 중화할 수 있으며, 침 속의 바이러스 RNA 수치가 거의 검출되지 않을 정도로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가짜 바이러스를 만들어 ‘ACE2 주입 껌’과 배양한 결과, 껌이 ACE2 수용체를 막거나 가짜 바이러스에 결합하여 바이러스의 세포 내 유입을 억제하는 것으로 발견됐다다.

연구원들은 ACE2가 일부는 코로나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직접 결합하여 바이러스를 껌 속에 가두고, 다른 일부는 구강 상피세포에 있는 자신의 수용체에 결합함으로써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유입될 통로를 차단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에 포함된 환자 검체가 3개밖에 되지 않으며, 가짜 바이러스로 얻은 연구 결과가 실제 바이러스에서는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미 식품의약국(FDA)가 요구한 추가적인 독성 연구를 완료했으며, 현재 ‘ACE2 주입 껌’의 안전성과 효능을 코로나19 환자에 대해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