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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 환자 ‘덱시부프로펜’ 복용 후 눈 앞이 ‘깜깜’…소아 약물 용량 적절성 문제

“성인∙소아 간 생리적 차이 고려 후 용량 설정해야”

언론사

입력 : 2021.09.08 07:52

▲대표적인 해열·소염 진통제 ‘덱시부프로펜(Dexibuprofen)’ 성분 복용 후 시각장애 부작용이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DB)
▲대표적인 해열·소염 진통제 ‘덱시부프로펜(Dexibuprofen)’ 성분 복용 후 시각장애 부작용이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DB)

대표적인 해열∙소염 진통제 ‘덱시부프로펜’ 성분 복용 후 시각장애 부작용이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덱시부프로펜은 만성 다발성 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관절증, 강직척추염, 외상 및 수술 후 통증성 부종 또는 염증, 염증·통증 및 발열을 수반하는 감염증의 치료보조에 사용되며 6세 이상의 어린이는 15mg/kg을 1일 2~4회 분할 경구투여하되 체중이 30kg 미만인 어린이는 1일 용량이 300mg을 초과해서는 안된다. 성인은 덱시부프로펜 300~400mg을 1일 2-4회 경구 투여하되 1일 1200mg을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 ‘덱시부프로펜’ 복용했더니 시각장애 부작용 겪어

대한약사회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 지역의약품안전센터에 따르면 최근 ‘덱시부프로펜’ 복용 후 시각장애 이상사례가 발생했다.

13세 남성 환자가 다리를 삐끗해 정형외과 진료 후 덱시부프로펜 400mg를 1일 3회 총 7일치 처방을 받았다. 환자는 점심을 먹고 처방약을 복용했으며 곧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 부작용을 겪었다. 이에 보호자는 안과진료를 받기 위해 환자를 데리러 가는 동안 환자는 눈이 보이지 않아 잠을 잤고 이후 깨어났을 때 시력은 정상적으로 회복됐다. 환자는 소염진통제 복용을 중지하고 조만간 다시 진료를 받기로 했다.

지역의약품안전센터는 인과성 평가를 ‘상당히 확실함(probable)’으로 평가했다. ▲약물투여와 이상사례 발생 간에 시간적 연관성이 있음 ▲질병이나 다른 약물에 의한 것으로 보이지 않음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감량하였을 때 증상이 호전되는 임상적 변화가 있음 ▲재투여 시 임상반응에 대한 정보는 없음 등 이유다.

국내 허가사항에 의하면 눈과 관련해서 감각기계 이상반응으로 드물게 앞이 안보이거나 어둡게 보이는 등의 시각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투여를 중지해야 하며 정신신경계 이상반응으로 가역성 독성 약시가 나타날 수 있다.

지역의약품안전센터는 “덱시부프로펜 400mg 복용 후 드물게 무시, 암침 등의 시각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투여를 중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덱시부프로펜은 해열진통 성분인 이부프로펜(Ibuprofen)의 이성질체 중 순수활성체다. 이부프로펜의 눈 이상반응은 이전부터 보고되고 있다.

30년 이상 류마티스성 관절염을 앓고 있던 71세 여성 환자가 히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하다가 프레드니솔론5mg과 이부프로펜 400mg으로 처방약을 바꾼 후 시각이 나빠지는 현상을 경험했다.

환자는 8개월 동안 총 90g의 이부프로펜을 복용했는데 검사 결과 오른쪽 눈에서 중앙황반부 암점이 나타났으며 왼쪽 눈에서는 맹정이 확장돼 있었다. 환자의 증상은 이부프로펜 복용 중단 후 개선됐으나 한 달 후에도 여전히 시야 흐림을 호소했고 5개월 후 검사 결과 완전히 회복됐다.

이 외에도 엉치쪽의 관절염 때문에 이부프로펜 200mg을 1일 3회 복용한 67세 여성환자도 있었다. 환자는 이부프로펜 복용 시작 2일 후 양쪽 눈 앞에 밝은 색의 모자이크 모양이 나타나 움직이는 증상을 경헙했다. 증상은 약물 중단 11일 후 사라졌다.

◇소아·청소년의 약물 용량 적절성도 문제

13세 환자의 시각장애 이상사례는 약물 용량 적절성 문제와 관련이 있다. 환자는 나이가 어리지만 체중이 약 110kg으로 체격이 큰 편이기 때문에 허가사항에 의해 덱시부프로펜 400mg를 1일 3회 복용하도록 처방했다.

보호자에 따르면 환자는 평소에 약을 거의 복용하지 않았으며 해열 진통제로서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시에도 500mg의 절반 정도를 복용해 왔다고 한다.

국내 허가사항에는 6세 이상에서 국내 허가사항에는 6세 이상에서 1일 15mg/kg의 덱시부프로펜을 투여하도록 하며 30kg 미만인 경우에만 1일 최대 용량을300mg으로 제한하고 있고 이외의 용량 제한은 성인 1일 1200mg이다.

따라서 소아·청소년의 경우 체중에 따른 용량만 제시되어 있고 연령에 따른 용량 등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참고로 덱시부프로펜의 라세미 혼합물인 이부프로펜의 경우 소아·청소년 용량은 ▲1~2세 50~100mg ▲3~6세 100~150mg ▲7~10세 150~200mg ▲11~14세 200~250mg 등으로 연령 기준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체중에 따른 용량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이와 같이 소아·청소년 용량은 약물에 따라 대체로 연령, 체중, 체표면적 중 한 가지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다.

따라서 연령 기준으로 보는 경우 같은 연령이라도 체중 차이가 큰 경우에는 동일한 용량 사용 시 체내 약물 농도의 차이가 생길 수 있고 체중으로 계산하는 경우에는 아주 어린 아기에게서는 실제 필요 용량보다 너무 적을 수 있으며 나이가 많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 용량 과다가 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지역의약품안전센터는 “이 때에는 일반적으로 성인 용량을 초과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약용량을 결정하는 것이 좋으며 비만인 경우 이상 체중을 계산하여 적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사례에서도 환자의 체격은 크지만 여러 가지 생리 현상이 성인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적정 약물 복용량을 계산함에 있어 연령등 다른 요소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성인과 소아 간 생리적 기능 차이에 따라 소아 용량 설정해야

지역의약품안전센터에 따르면 개발 중이거나 시판 중인 약물 모두에서 소아 용량에 대한 현재의 체계는 안전성과 효능을 보장하지 못할 수 있다.

소아 용량에 대해 충분한 근거 없이 성인 용량을 연령이나 체중 등의 변수로 변환하는 방법은 안전성과 효능 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지만 현재 소아 용량에 대해서는 약동학과 노출-반응 관계 등에 대해 고려하기보다 일반적인 과거의 관행을 따르고 있는 편이다.

최근에는 임상 약학 데이터 분석에 대한 정량적 방법론이 크게 발전해 전문가들은 이를 이용해 소아에게 적합한 약물 용량을 설정하는 데에 보다 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소아에 대한 임상시험의 설계 및 수행은 윤리성, 시행가능성, 경제성의 문제로 인해 이루어지기 힘든 경우가 많으므로 소아 약물 용량은 대체로 성인의 임상시험에서 얻은 결과를 경험적으로 외삽하여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체중을 기준으로 약물 용량을 조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아의 약동학 및 약력학은 연령, 성별, 신체 구성 요소, 간과 신장의 기능, 효소 체계 성숙 등의 차이로 성인과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소아 용량 설정 시 성인과 소아 간의 생리적 차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지역의약품안전센터는 “성인과 소아의 물리적 크기 차이가 아닌 생리적 기능 차이에 따라 소아 용량을 설정하도록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이대현 기자 dleogus101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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