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제약사보다 하루라도 빨리 시장에 의약품을 유통시키고자 허가받은 의약품이 품목 허가취소 처분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이트생명과학의 '사포그렐SR정'에 대해 품목허가 취소 행정처분을 최근 내렸다.

행정처분 사유는 우선판매품목허가에 따른 동일의약품 판매금지기간(2019.04,23 ~ 2020.04.02)내 의약품 '사포그렐SR정(사르포그렐레이트염산염)'을 판매해 약사법 등 관련법령을 위반했다.

항혈소판제인 '사포그렐SR정'은 속방형제제인 오리지널 의약품인 ' 유한양행의 '안플라그(사포그렐레이트)'을 서방형으로 출시한 제품이다.

제약업계는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 만료일을 앞두고 제품을 사전에 생산해 우선판매품목허가에 따른 동일의약품 판매금지기간 동안 판매하여 행정처분을 받는 경우가 빈번하다.

지난해의 경우 화이자의 금연보조제 ‘챔픽스’의 제네릭사들은 해당 제품들을 염변경을 통한 방식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물질특허기간이 만료되기 전 출시한 바 있다.

2019년 챔픽스 염변경 특허분쟁에서 제네릭사 20여곳이 화이자에 패소하면서 모두 판매중단 및 회수조치를 받았다. 이에 제네릭사들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등재특허권 존속기간이 만료되기 전 판매한 것으로 간주되면서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게 된 것이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해 7월 '챔픽스' 제네릭인 ▲경동제약 ‘레니코정0.5mg,1mg', ’보나본정‘ ▲대한뉴팜 '니코엑스정0.5mg,1mg' ▲영진약품 '비본디정' ▲제일약품 '제로픽스정0.5mg,1mg ▲아주약품 '아난트정' ▲한미약품 '노코틴정0.5mg,1mg' ▲부광약품 '비비안디정' 등 7개사 12품목에 대해 허가취소 처분을 내렸다.

약사법에 따르면 오리지널 의약품 등재특허권의 존속기간이 만료된 후 판매하기 위해 품목허가를 신청한 제약사가 기간 만료 전 의약품을 판매할 시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도록 돼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한 차등식 약가제도로 제네릭 개수가 20개로 제한됐고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요양 급여를 신청한 후, 제네릭 별로 협상을 각각 거쳐 약가가 결정된다”고 전했다.

또 “정부가 지정한 모든 요건을 만족시킨 약제에 한해 기존 53.55%의 약가를 유지해주고, 충족 요건에 따라 최대 38.69%까지 약가가 인하된다”며 “20번째 이후 허가를 받는 제네릭은 요건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최저가의 85%로 약가가 정해진다. 사실상 20번째 이후의 제네릭은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이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최근 많은 제네릭들이 오리지널 의약품의 물질특허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급하게 출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해당 법안은 신규 등록 약제 뿐 아니라 기존 등재 제네릭에도 향후 순차적으로 적용될 계획이라 다수의 제네릭이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