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일본 오츠카(Otsuka)의 ‘시베프렌리맙’(sibeprenlimab)이 한 달에 1회 투약 받는 면역글로불린A 신병증(IgAN) 치료 신약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6일(현지 시간), IgAN 성인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시베프렌리맙’의 생물학적 제제 허가 신청서(BLA)를 접수하고 이를 우선심사 품목으로 지정했다. 심사 기간은 오는 11월 28일까지로 연내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번 허가 접수는 오츠카 측이 실시한 2건의 임상 시험(시험명: 3상 VISIONARY 및 2상 ENVISION) 데이터를 근거로 했다. 해당 시험들은 IgAN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베프렌리맙’과 위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 다국적 연구였다.

이 중 ENVISION 연구는 우리나라에서도 실시된 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0년 5월 ‘VIS649’라는 코드명으로 ENVISION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두 임상에서 ‘시베프렌리맙’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다만 3상 VISIONARY의 구체적인 데이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2상 ENVISION의 경우, 2023년 미국신장학회(ASN)에서 발표된 바 있다. 결과를 살펴보면, ‘시베프렌리맙’ 8mg/kg, 4mg/kg, 2mg/kg 투약군은 소변 단백뇨 대비 크레아티닌 비율(UPCR)이 각각 62%, 58.8%, 4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조군은 20%에 그쳤다.

참고로 UPCR은 신장 기능 저하나 손상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UPCR 비율의 감소는 신장 기능의 개선을 뜻한다. IgAN의 주요 바이오마커 중 하나다.

‘시베프렌리맙’의 대상 질환인 IgAN은 신장에서 혈액이 걸러질 때 면역글로불린A(IgA)가 사구체에 침착되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희귀 자가면역 질환이다. 그간 마땅한 치료제가 없던터라 환자들은 합병증 관리를 위해 스테로이드 제제를 통한 대증 요법만 활용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IgAN 치료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3년 2월과 올해 4월 FDA로부터 허가된 ‘필스파리’(Filspari, 성분명: 스파르센탄·sparsentan) 및 ‘반라피아’(Vanrafia, 성분명: 아트라센탄·atrasentan)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약물은 모두 1일 1회 매일 챙겨 먹어야 지속적인 약물 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경구제다. 1~2회 정도 복용 누락은 큰 문제 없지만 자주 빼먹으면 약물의 혈중 농도가 급격히 낮아져 질환이 진행될 위험성이 높아진다.

오츠카의 ‘시베프렌리맙’은 이러한 경구제의 대안으로 등장한 장기 지속형 피하주사제다. 투약 주기는 4주에 1회로, 환자가 직접 투약할 수 있기에 통원 치료의 불편함도 없다.

이 약물은 IgAN의 발병 요인인 APRIL(A Proliferation-Inducing Ligand)라는 사이토카인을 저해하여 병리적 형태의 갈락토스 결핍 IgA1(Gd-IgA1) 생성과 신장을 공격하는 면역 복합체 형성을 감소시켜 신장 손상을 줄이는 기전이다.

한편, 오츠카는 이번 FDA 허가 신청의 근거가 된 3상 VISIONARY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진행하지 않았지만, ‘시베프렌리맙’을 평가하는 또 다른 두 건의 국내 3상을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오츠카는 ‘시베프렌리맙’의 국내 허가 역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