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BMS의 PD-1 면역관문 억제제 ‘옵디보’(Opdivo, 성분명: 니볼루맙·nivolumab)가 대장암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으면서 라이벌인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와 다시 한번 경쟁 무대에 서게 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9일(현지 시간), 이전에 치료 받지 않은 만 12세 이상의 불일치 복구결함·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dMMR·MSI-H) 절제 불가능한 또는 전이성 대장암(mCRC) 환자의 치료제로 ‘옵디보’+‘여보이’(Yervoy, 성분명: 이필리무맙·Ipilimumab) 병용요법을 허가했다.

이번 허가는 BMS 측이 실시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CheckMate 8HW)의 결과를 근거로 했다. 해당 시험은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 ‘옵디보’ 단독요법 항암화학요법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대조 평가한 것이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은 두 대조약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각각 38%, 79% 낮추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옵디보’+‘여보이’ 투약군의 12개월 무진행 생존율(PFS)은 76%인 반면, ‘옵디보’ 단독요법 투여군과 항암화학요법 투여군은 각각 63%, 21%였다.

‘옵디보’는 체내 면역 반응을 저해하는 PD-1 면역관문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이다. PD-1을 억제하여 면역계의 활성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암 공격력을 높이는 기전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14년 12월, 우리나라 식약처는 2015년 3월 ‘옵디보’를 처음 허가했다. 이후 ‘옵디보’는 2017년 8월 dMMR·MSI-H 대장암의 2차 치료 단독요법제로 FDA 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

‘옵디보’의 대표적인 경쟁 약물인 MSD의 PD-1 면역관문 억제제 ‘키트루다’의 경우, dMMR·MSI-H 대장암 분야에서 ‘옵디보’보다 약 3개월 앞서 적응증을 획득했다. FDA는 2017년 5월 해당 질환의 2차 치료제로 ‘키트루다’를 가속 승인(조건부 허가)했다.

dMMR·MSI-H의 2차 치료 차수에서 ‘옵디보’와 ‘키트루다’는 서로 엇비슷하게 적응증을 취득하면서 대장암 영역에서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그런데 ‘키트루다’가 지난 2020년 6월 dMMR·MSI-H 대장암 1차 치료제로서 먼저 FDA의 허가를 받으며 ‘옵디보’보다 한발 앞서 나갔고, 양자 간의 격차는 더욱 벌여졌다. 다행히 ‘옵디보’가 이번에 ‘여보이’와의 병용요법으로 FDA 승인을 받으면서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경쟁 구도는 다시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키트루다’와 ‘옵디보’ 모두 오는 2028년 핵심 특허의 만료로 인해 바이오시밀러(복제약)의 공습이 예고된 상황인터라, ‘옵디보’의 이번 대장암 1차 치료제 적응증 허가는 시기적으로 다소 늦은 측면이 있다.

한편, dMMR은 DNA 복제 중 불일치 오류를 복구하는 단백질인 MMR이 없거나 그 기능이 손상된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DNA 복제 과정에서 오류가 쌓여 암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주로 난소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위암 등에서 발현된다.

dMMR로 인해 1~6개 혹은 그 이상의 염기쌍 서열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DNA 부위인 현미부수체는 돌연변이 세포를 계속 생성하는데, 이를 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MSI-H)이라 한다. 보통 dMMR와 MSI-H은 동의어로 취급한다.